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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위" 한계넘은 군비증강에 제동|미의 니카라과사태 강경대처의 뜻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미그21기 반입여부를 둘러싸고 시작된 미·니카라과의 긴장은 계속적인 소련화물선의 니카라과 입항과 미의 대규모 군사훈련 니카라과의 민병동원령등으로 더욱 악화되고 있다.
이번 사태에서 드러난 미국의 기본입장은 미국인근지역의 군사균형을 깨뜨리는 어떤 시도도 허용하지 않을 것이며 자체방위한계를 넘은 군사력증강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또 니카라과에 대한 소련·쿠바등의 무기원조도 더 이상 방관하지 않겠다는 것이 미국의 생각이다.
미국방성은 소련등 바르샤바조약기구동맹국들이 81년이래 1만7천5백t의 군사장비를 직접 수송했으며 소련이 쿠바를 통하지 않고 직접 니카라과 정부로 무기를 보내는 횟수가 늘고 있다고 경고해 왔다.
미국은 이에따라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한때 주춤했던 니카라과에 대한 군사적 압력을 다시 강화하는등 니카라과 군사력 증강을 저지하기 위한 첫단계 강경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군사전문가들은 이같은 미국의 압력이 62년 쿠바사태의 경우처럼 우선 해상봉쇄의 형태로 나타날 것으로 보고있다.
또 지난2윌에 시도했던 니카라과 주요항구 연안의 기뢰부설등 해상봉쇄작전이 다시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당시 미CIA(중앙정보국)의 감독하에 실시된 기뢰부설작전은 엘살바도르좌익게릴라에 공급되는 니카라과의 군사물자를 실은 선박을 파괴하기 위한 것이었으나 국내외의 반발로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경우는 의회·언론들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으므로 니카라과항구에 기뢰가 다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은 이와함께 니카라과주변국가에 있는 미국기지를 강화, 니카라과에 대한 군사공세능력을 확대할 전망이다.
현재 니카라과의 이웃 엘살바도르에 50명의 .미군사고문단이 파견돼있고 온두라스에는 l천명정도의 특수부대가 주둔하고 있다. 또 파나마의 걸릭기지에는 6천7백명의 보병여단이 주둔하고 있으며 이들 중미6개지역 미군기지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훨씬 강화될 것이다.
미민주당 대통령후보 지명전에 나섰던 흑인지도자 「제시·잭슨」 은 『미국의 니카라과 침공이 임박했다』 는 주장까지 펴고 있으며 「와인버거」 국방장관은 제2의 쿠바사태를 경고하고 있는 분위기다.
이와함께 미국의 2단계조치로 예상할 수 있는 것은 니카라과의 좌익 산디니스타 정권과 대립하고있는 우익게릴라에 대한 지원확대.
민주혁명전선(FDN)과 민주혁명동맹 (ARDE) 등 1만2천명의 우익게릴라들은 최근 미국의 지원감소, 전루력부족등으로 반정부투쟁에서 별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한편 미의회나 언론들은 과거CIA의 기뢰부설을 불법으로 규정했던것과는 달리 소련 미그기 반입설 이후 「레이건」 행정부의 강경대응자세를 적극 지지하고 나서 군사행동의 가능성을 부채질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미국의 강경정책은 니카라과를 더욱 좌경화로 내몰수도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외부의 군사개입을 반대하는 중미 다른 국가들로부터 반발을 받을것으로 보인다.
지난4일 선거로 정권의 정통성 확보를 내세우고있는 산디니스타정부는 이들 국가들에 반미분위기를 고조시킬것이 예상돼 미국을 궁지로 몰아넣으려 하고있기도 하다. 「래이건」 행정부는 그동안 니카라과의 제2쿠바화, 혁명수출을 여러차례 경고해왔고 CIA등을 통한 「비밀전쟁」 을 수행해 왔으나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번 강경입장도 단기적으로 보아 효과를 낼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미국의 의도대로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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