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선]41. 주체음악론-선율, 편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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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선율 : 음악형상의 생명

음악의 형식은 선율이므로 형식의 문제는 선율과 관계된다. 아무리 훌륭한 가사가 있어도 선율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좋은 음악이 되지 못한다. 가사가 음악으로 형상화될 때 가장 중요하게 제기되는 문제가 선율이다. 음악에서 선율이 아름답고 유순하여야 하며, 선율의 개성이과 특색이 있어야 음악형상이 살아난다. 선율은 "음악의 사상정서적 내용을 표현하는 기본수단"으로 음악형상의 사상예술적 질을 규정하는 근본요인으로 인식한다.

『음악예술론』의 제2장 '작곡'은 선율과 편곡, 다양한 종류와 형식에 대한 이론으로 이는 모두 선율과 관련된 것이다. "음악은 선율의 예술"로 음악이 사람에게 친근감을 주는 이유가 바로 "음악에 사람이 즐겨 듣고 부를수 있는 선율이 있기 때문"(김정일, 『음악예술론』, 평양: 조선로동당출판사, 1992, p. 50)이며 "선률은 사상감정의 충동에 따라 흘러나오는 정서의 표현이며 따라서 선율을 떠나서는 그 어떤 사상감정의 표현도, 음악적형상의 창조도 생각할수 없"기 때문이다(안희열, 『주체적 문예리론연구(22) 문학예술의 종류와 형태』, 평양: 문학예술종합출판사, 1996, p. 270). 따라서 음악창작은 선율중심으로 해야 하고, 선율을 살리고 민족적인 맛이 나게 하려면 조선장단을 잘 쓰는데 있다.

김정일은 선율의 개성과 특색이 있어야 음악형상이 살아난다고 말하고 있는데, 이것은 선율에 사상미학적 원칙에 의해 만들어진 주제가 음악형상으로 잘 반영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곧 노래에서 선률은 가사의 사상적 내용에 의하여 규제되지만 선율 없이는 그 어떤 가사도 아름다운 음악형상으로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개성은 우리가 말하는 창작자의 상상력과 독창성에 의해 창조된 독창적인 작품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개성은 다른 작품과 구별하고 사상 미학적 원칙에 의해 당에서 제시한 내용상의 주제를 뚜렷이 하기 위한 것을 말한다. 음악에서 선율의 개성이 중시되는 것은 "선율은 인간의 사상감정의 충동에 따라 스스로 흘러나오는 정서의 표현"이기 때문이다.

선율의 핵심은 인민이 가장 쉽게 들을 수 있고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선율에서 김정일은 아름답고 유순하며 특색 있는 작품 창작을 강조한다. 여기서 아름다움이란 인간이 보편적으로 느끼는 미적 감동이 아니라 사회주의에 입각한 아름다운으로 당과 수령에 대한 끝없는 충성의 아름다음, 인민과 조직에 대한 희생의 아름다움을 의미한다.

인민대중이 사랑하면 즐겨 부를 수 있는 사상예술성이 높은 선율을 창조하려면 민족적인 선율을 바탕으로 현대적 미감에 맞는 새로운 선율을 창조하여야 한다. 선율은 그 형상적 내용과 음조, 리듬 등의 유형에 따라 상이한 민족적 특성을 나타내고 있으므로 민족적 특성을 살려 현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민족의 선율은 연하고 부드러운 것, 장엄하고 장중한 것, 경쾌하고 명랑한 것 등 다양한 정서적 특성이 반영되어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행진곡적인 것, 무곡적인 것, 서정적인 것 등의 선률 유형이 있는데, 우리 민족의 선율적 특성은 아름답고 연한 정서와 밝고 낙천적인 성격으로 좋은 선율은 굴곡이 별로 없는 순차적 진행을 따르는 것이 특징이다. 이것은 깨끗하고 선명한 것을 좋아하는 민족적 감정과 민족적 정서에서 기인한 것으로 규정한다.

"역사적으로 형성된 우리 인민의 성격과 성품은 고유한 민족적 특성으로 풍격화되여 사치하거나 변덕스러우며 까다롭거나 복잡한 것을 좋아하지 않으며 우아하고 유순하며 선명하고 부드러우며 겸손한 것을 좋아하는 정적감정, 예술적기호로 특징지어졌다"(안희열, 『주체적 문예리론연구(22) 문학예술의 종류와 형태』, 평양: 문학예술종합출판사, 1996, p. 21).

반면 우리 고유의 전통적인 음악인 판소리는 이른바 '쐑'소리로서 인민들의 정서를 밝게하지 못한다고 하여서 금지시키고 있다.

김정일이 선율을 중요시하는 것은 음악의 모든 표현 수단 가운데서 인민이 가장 쉽게 들을 수 있고, 가장 잘 이해할 수 있고, 가장 친근해 질 수 있는 것이 선율때문으로 보기 때문이다.

3) 편곡 : 음악형상의 생명

북한 음악에서 작곡과 함께 중요시하는 것이 편곡이다. 김정일이 「음악예술론」에서 편곡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편곡은 원곡의 사상적 내용과 정서적 색채를 돋우어 음악을 풍부하고 새롭게 하는 창작 작업이며, 단순성을 극복해 줄 수 있다. 따라서 이미 지어진 노래나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작품을 다양하고 재미있게 만들어 누구에게나 쉽게 전달할 수 있는 장점을 살려 이미 잘 알려진 노래를 쉽게 만들어 인민들에게 잘 전달하라는 차원에서 강조되는 것이다.

김정일은 '편곡은 창작이다'으로 중시한다. 편곡이 원곡의 사상적 내용과 정서적 색깔을 돋구어 주어 음악형상을 풍부하게 하거나 새롭게 하는 창조적인 작업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선율본위로 편곡하는 것이 우리 식이다", "편곡은 구상이 좋아야 한다", "음악의 구성부분을 옳게 처리하여야 한다", "반주편곡을 잘 하여야 한다"라는 강령적 지침을 내 놓았다.

사실상 북한에서 작곡이상으로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부분은 편곡 분야이다. 편곡은 이미 잘 알려진 노래나 중요하다고 판단되어지는 곡들을 다양하고 재미있게 만들어 누구에게나 쉽게 전달되어 질 수 있도록 한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선율의 반복성을 중요시한 나머지 상투성이란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한 북한음악에 다양성을 제공해 준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고, 인민들이 쉽게 친숙해 질 수 있다는 인민성과 통속성의 원칙에도 부합이 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김정일의 편곡론은 '사실주의 편곡원칙'에 입각한 것이다. 사실주의 편곡원칙이란 원 선율이 가지는 특성을 손상시키지 않고 복잡한 기술적 처리와 대위법적 처리보다는 단성적 수법에 의존하면서 선율의 요구에 따라 간결하고도 독특한 화성처리를 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북한의 음악은 동일한 선율에 의한 곡이 많고 또한 어느 음악이던 간결하면서도 선율이 풍부한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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