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그로스, "다음 베팅은 중국의 주가 하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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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주가를 놓고 안팎에서 경고음이 울렸다.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의 대표적인 반도체 제작회사인 칭화유니그룹 자오웨이궈(趙偉國) 회장이 ‘정보기술(IT) 종목이 심각한 버블 국면에 진입했다’고 경고했다”고 4일 전했다. 자오웨이궈 회장은 중국 기술주 급등 덕을 가장 많이 본 인물이다. 반도체 종목은 지난해 초 이후 거의 3배 올랐다. 전체 정보기술(IT) 종목은 올 초 이후 1.3배 정도 올랐다.

자오웨이궈 회장은 “반도체 종목 가운데 돈을 제대로 벌고 있는 회사는 몇 안 된다”며 “추가로 인수합병(M&A)할 만한 회사가 드물다”고 말했었다. 칭화유니그룹은 중국 국영 반도체 회사다. 지난해 미국 인텔로부터 받은 투자금(15억 달러), 정부 투자금(17억 달러), 주가 상승 등을 활용해 최근 공격적으로 M&A를 하고 있다.

경고음은 태평양 건너편에서도 울렸다. 한때 ‘채권왕’으로 불린 빌 그로스 야뉴스펀드 매니저도 중국 주가에 대해 경종을 울렸다. 그는 회사의 트위터 계정에 "독일 분트(국채)를 공매도할 수 있는 일생일대의 기회라고 했는데, 이 기회는 진행 중이다. 다음 차례는 중국 주가”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중국 주식을) 지금 당장 공매도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거품 붕괴가 나중에 일어날 수 있다는 경고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을 예측하고 보유하고 있지 않은 채권이나 주식을 파는 머니게임이다. 예상 대로 주가가 매도 가격 이하로 떨어지면 싸게 사서 비싸게 넘겨주면서 이익을 챙길 수 있다. 반대로 주가가 오르면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그로스는 올 4월 독일 국채 공매도를 조언했다. 그의 예상 대로 요즘 독일 국채 값이 적잖이 떨어졌다.

정작 그로스 자신은 공매도를 실행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달 27일 투자자에게 보낸 보고서에서 "(내 전망이) 시의적절했지만 반드시 잘 실행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강남규 기자 dism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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