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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대좌절 반세기, 「해피·엔딩」갈구|"레이건열풍" 어디서 부는가 미선거|월남전·오일쇼크등 심리적 위축 탈피|레이건의 영관론 선택|이율배반적 심리두르러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6일의 미국선거에서 「레이건」미대통령은 어쩌면 전례없는 50개 전주에서의 승리를 거둘지 모르지만 그가 발휘할 승세가 의회선거에는 큰영향을 미치지 못할것으로 보인다.
4일 발표된 워싱턴포스트지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레이건」대통령은 57대39로 「먼데일」 민주당후보를 앞서고있다.
이 조사결과는 「레이건」-「먼데일」의 첫 토론회직후 나타나기시작했던 「먼데일」의 인기만회추세가 다시 역전, 「레이건」의 인기가 폭넓게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레이건」이 「먼데일」에 뒤지고있는 곳은 미네소타주 하나뿐인데 여기서도 차이는 근소한것으로 나타났다.
「레이건」이 근소한 차로 리드하고 있는 주는 아이오와, 오리건, 로드아일랜드, 하와이, 메릴랜드등 5개주다. 나머지 45개주에서는 「레이건」이 크게 리드하고 있어 승리가 거의 확실시 되고있다.
선거인단수가 많은 큰주 중에서 「먼데일」이 그래도 싸워볼만한 지지를 받고 있는 주는 펜실베이니아, 뉴욕, 매사추세츠, 일리노이등 4개주뿐이다. 물론 「먼데일」은 이 4개주에서도 「레이건」에 리드당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는 33명의 새상원의원과 4백35명의 하원의원 전원을 뽑는데 워싱턴 포스트지의 추계에 따르면 상원에서 공화당은 2∼3석을 잃을것으로 보이며 하원에서는 10∼30석정도를 더얻게될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상원에서의 의석분포는 공화당55, 민주당 45석이어서 공화당이 3석을 잃는다 해도 다수기반에는 변함이 없다.
하원에서도 민주당이 99석차이로 다수의석을 확보하고 있기때문에 30석을 잃어도 민주당의 다수기반은 그대로 유지된다.
82년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새로 얻은 의석이 26석이기 때문에 이정도의 변화는 대세를 역전시키지 못한다.
「레이건」대통령은 자신의 압승세가 굳어지자 종반에는 자기뿐아니고 공화당의원들도 많이 당선시켜달라고 호소했다. 대개대통령후보가 압승을 하면 「대통령의 옷자닥을 붙들고」같은 여세로 해당 정당의 의원들도 많이당선되는것이 전례다.
한 정치평론가는 「레이건」대통령에게 표를 모아주는 대신 의회는 민주당을 강화 하든가, 최소한 민주당의 손실을 줄여 나머지 4년동안 「레이건」의 우경정책독주를 견제케하자는 여론이일고 있다고 지적하고있다.
「레이건」대통령은 자신에게 압승을 안겨줄것으로 예상되는 이번 선거결과로 미국에는 「역사적정당 재편성」현상이 일어날것이라고 말해왔다. 즉 민주당원중에서 환멸을 느끼고 무더기로 공화당에 몰려드는 유권자가 늘어날것이라는 이야기다.
그러나 그런 큰 변화는 어려울것이라고 중립적 분석가들은 보고 있다. 전국적으로 민주당의 전통적 저력이 뿌리깊기 때문이다.
현재 50개 주중에서 5개주지사가 민주당소속이고 33개 주의회가 민주당 지배아에 있다.
이번 선거에서 「레이건」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엄청나게 불어나고 있는 현상에 대해 미국유권자들의 심리적 반응을 주 요인으로 지적하는 분석가들이 있다.
경제가 회복되고 인플레가 잡힘으로써 일반 국민이 얻은 물질적 혜택이 「레이건」지지 열풍의 바탕을 제공하고 있는 것은사실이지만 그런 바탕에 불을 붙인것은 낙관주의적 안정감을 갈구하는 미국인들의 심리적 욕구라는 것이다.
월남전과 반전운동·민권운동·워터게이트사건·오일쇼크·란 사이태등 미국인들을 심리적으로 위축시킨 70년대의 경험에 대한 하나의 반작용으로서 세상은 다시「해피 엔eld」의 시대로 되돌아오고 있다는 인식을 미국인들은갈망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심리적 갈망 앞에서 미국사회의 병폐를 지적하는 「먼데일」은 외면당하고, 모든것이 잘 되어가고 있다는 「레이건」의 신파조의 강연이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때문에 유권자들중에서 「레이건」의 정책은 반대하지만 표는 「레이건」에게 찍겠다는겉으로 보기에 이율배반적인 행태가 「레이건」압승전망의 핵심적요인이 되고있다. <워싱턴=장두성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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