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자크, 이 친구야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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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이라크전을 둘러싸고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온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이 2일 G8 정상회담이 열리고 있는 프랑스 에비앙에서 만났다. 지난해 11월 체코 프라하에서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담 이후 7개월 만이다.

이번 개별 정상회담에서 두 사람은 그동안 쌓였던 감정의 앙금을 씻어낸 모습을 연출했다.

회담 직전 가진 기자회견에서 부시 대통령은 양국 갈등 관계에 대한 질문에 "이라크전에 대한 입장 차이가 있긴 했지만 우리(양국)는 모두 이라크의 자유를 위해 노력했고 그것을 얻어냈다"고 관대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중동 정상회담에 앞서 시라크 대통령의 조언도 듣겠다"며 프랑스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전날 첫 대면에서 서먹한 분위기를 먼저 깬 것도 부시 대통령이었다. 그는 리셉션 동안 자신을 애써 외면하는 시라크에게 다가가 어깨에 손을 얹고 '자크'라는 호칭을 사용했다. 친구로 받아들인다는 의미다.

시라크 대통령도 여유를 되찾았다. 기자회견에서 양국 관계에 대한 질문을 받고 그는 "뉴스에 나오는 말을 모두 믿지 말라"는 농담을 던졌다. 이어 부시 대통령에게 잇따른 러브콜을 보냈다.

에이즈 퇴치를 위해 5년간 1백50억달러를 내놓기로 한 미국의 결정을 "역사적 결정"이라고 치켜세웠다. G8 회담 폐막보다 하루 먼저 떠나는 부시 대통령을 향해 "이번 회담이 중동평화 정착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축복했다.

에비앙=이훈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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