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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는 못같 대중식당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대중음식, 알고는 못먹는다」-. 어제 날짜 조선일보 사회면 톱기사제목이다. 필경 대부분의 대중음식점이 별차 없을것이다. 불결과 비위생은 우리나라 음식점의 만성적인 고질이 되어 있다.
설마했던 고속도로변의 어느 휴게소 주방도 카메라에 포착된 그대로, 예외가 아니었다.
종업원의 땟국물 흐르는 못매무새와 음식찌꺼기가 제대로 닦이지 않은 식탁, 구정물의 개숫물, 쌓여었는 음식물 찌꺼기와 쓰레기, 행주자국이 그대로 남아있는 식기-이게 어디 문화국민의 생활인가 얼굴이 뜨거워진다.
어디 그뿐인가. 파리와 바퀴벌FP가 손님보다 먼저 음식을 덮치고 손님이 남기고 간 반찬이 쓰레기통에 들어가지 않고 다음 손님 식탁에 다시 되돌아 나오는 일은 그야말로 다반사다.
가정에서 쓰는 행주 하나에도 보통 10여종류의 세균이 최하 1백만마리에서 1억마리까지 우글거린다고 하는데 어두운 음식점 주방의 행주나 도마의 경우는 능히 상상할수 있는 일이다.
이런 지적을 하면 『그게 어디 어제 오늘의 얘기인가. 그저 눈감고먹으면그만이지』하는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래서 「알고는 못먹는다」는 탄식이 나오고 「모른체먹는다」는 자기적인 풍조가 관습처럼 되어버렸다. 위생 외면이 습성화되고 불결불감증에 걸러 있는것이바로 우리들이다.
그러나 언제까지 이대로 내버려둘것인가. 아무리 국민소득이 1인당 2천달러를 넘어선다해도 환경위생 하나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남의 눈에 보기로는 후진국을 면할수 없다.
우리가 86, 88년의 국제적 체육행사를 앞두고 이를 계기로 가장기본적이고 필수적인 개선 과제로서 대중음식주의 위생과 청결을 주장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이것은 물론 남의 눈에 잘 보이자는 얘기가 아니라 우리국민의 보건과 문화수준의 내부화를 위한 명제다.
사실 그이상 시급한 문제도 없다.
우선 음식점의 주방시설을 위생적으로 현대화해야 한다. 싱크대와 찌꺼기처리장, 음식물 보관시설등을 완벽하게 갖추도록 시설기준을 강화해야 한다.
시설의 완비만으로도 부족하다. 음식물의 조리와 보관및 위생처리상대를 음식점을 찾는 소비자가 한눈에 볼수 있도록 주방이 투명하게 개방돼야만 한다. 주방과 식당사이를 작은 음식물 통로하나만 남기고 밀폐시키고 그것도 모자라 때묻은 커튼으로 가리는 현재의 주방구조는 불결과 비위생을 은폐시키려는 뜻 이외에 아무것도 아니다.
주방과 식당 사이의 밀폐된 벽을허물고 투명한 유리창으로 대체시켜, 손님들의 눈길이 항상 주방을들여다 볼수 있도록 해야한다. 조리사도 떳떳하고 손님도 안심할수있는 환경에서 음식점이 경영되는것이 바람직하다.
이러한 외부적인 조건을 갖춘 상대에서 국민의 위생관념이 강화되고 불결불감증에서 깨어나도록 범국민적인 캠페인을 벌이면 현재 대중음식주의 위생부재 상태가 개보되는것은 어려운 일이 아닐것이다. 이런 작업은 아무리 서둘러도 지나침이 없음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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