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취임 100일 회견] '용인 땅 의혹' 대목에서 또 흥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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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은 2일 기자회견 도중 자신의 후원회장이었던 이기명(李基明)씨의 경기 용인 땅 매매 의혹 문제가 나오자 얼굴이 굳어졌다. 목소리는 한 옥타브 올라간 상태에서 한나라당과 언론에는 격한 어조로 불만을 표시했다.

이날 질문은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에서 주변 사람들의 경제 활동을 모두 비리인 양 보는 것은 부당하다고 했는데 국민과 많은 인식 차가 있는 것 같다. 분명한 입장을 밝혀달라"는 것이었다.

盧대통령은 李씨를 '이기명 선생'이라고 부르며 적극 옹호하면서 질문한 기자에겐 "참으로 큰 인식 차를 느낀다"고 되받았다.

그는 "복지시설에 대한 사업의 인허가권은 용인시장.경기지사가 갖는데 용인시장이 민주당 시장이냐, 노무현 측근이냐. 다 한나라당 아니냐. 한나라당은 자기 당의 소속 단체장들이 법대로 원칙대로 하면 될 것 가지고 왜 아직 아무 근거도 없는 것을 무슨 혐의가 있는 양 미리부터 들고 나오느냐. 자기 당 단체장들이 부정할 것을 전제로 하고 있는 얘기가 무슨 신빙성이 있느냐"고 역공했다. 그는 "이기명 선생이 뭘 어찌한다는 얘기냐"고도 했다.

언론에 대해선 "새까맣게 신문에 다 발라서 마치 대통령 측근에서 무슨 큰 일이 있는 것처럼 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생각하나. 저하고 가까운지 아닌지 이전에 객관적으로 의혹이 확실할 때 보도해야지 '아니면 말고'라 할 수 있느냐"고 목청을 높였다.

회견 끝 무렵에도 盧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이 자리에서 부탁드린다. 정말 의혹이 있는가 여러분이 확신을 가질 때 보도해 달라. 이기명 선생이든 노건평이든 잘못 있으면 책임지겠다. 위법이 있으면 조사해서 처벌하겠다. 그러나 흔히들 있는 일상적 거래를 놓고 마구 의혹만 제기하면 어떻게 견딜 수 있겠나. 여러분 좀 봐달라"고 했다.

강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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