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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에 새물결…젊은 감독 대거등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요즘 영화계에 신인 감독들이 대거 등장, 신진대사의 조짐을 보이고있다. 기성감독의 작품활동이 뜸한 반면 10여명의 신인감독이 영화제작을 끝내고 개봉을 서두르고 있거나 한창촬영중이다.
이들의 데뷔작들은 아직 일반에 개봉되지 않았으나 대체로 기존의 매너리즘을 탈피, 신인다운 신선한 감각과 새로운 수법이 시도되고있어 침체된 영화계에 활력소가 될것으로 기대되고있다.
여감독 이미례양(28)의 화제작 『수렁에서 건진 내딸』이 부산에 이어 서울에서도 이번주말 개봉되며 황동주감독(42)의 첫작품 『술잔파 입술』도 동시에 선보인다. 또 김현명감독(33)의『수녀 아가다』와 이황림감독(36)의『달빛 멜로디』, 이상준감독(32)의 『그대 있어야 할자리』, 서영수감독(32)의 『나도 몰래 어느새』등이 이미 제작을 끝내고 잇달아 선보일 예정이다.
이밖에도 장길수감독(33)의 『밤의 열기속으로』등 3∼4작품이 한창 촬영중이다.
영화사들이 이같이 신인감독들을 과감히 기용하게 된것은 지난여름 개봉했던 신예 배창호감독(31)의 『고래사냥』이 42만6천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대히트를 기록한것이 직접적인 계기가 된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영화법개정을 앞두고 새로운 제작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으며 ▲기존감독들의 타성을 벗어나 보려는 움직임, 그리고 ▲신인기용에 따른 제작비의 절감등도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 작품가운데 『수렁에서…』은 이미 부산개봉에서 8만여명의 관객을 동원, 흥행에서도 성공했다. 또 『수녀 아가다』는 개봉전부터 「주목되는 작품」으로 평가돼 시카고, 만하임국제영화제에 출품됐으며『달빛 멜러디』는 과감한 표현주의 수법으로 긍정적 평가를 받고있다.
최근엔 역시 30대의 젊은 감독인 이장호감독(39)의 『무릎과 무릎사이』와 배창호감독의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가 하루4천∼5천명의 관객을 동원, 외화를 앞지르는 흥행성공을 거두고 있어 이같은 영화계의 흐름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영화계는 이같은 「젊은 영화」들이 계속 「젊은 관객」을 끌어들일수 있다면 국산영화의 새로운 중흥기를 맞을수 있으리라고 기대하고 있다. <이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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