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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대가 말하는 나의 인생 나의 건강|이용호박사<89·전세브란스의대 학장·흥사단 이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하늘이 주신 생명을 충실하게 관리해온 덕분이라고 생각하외다. 내 지론은 모든 사람이 스스로 관리자로서의 임무를 다하는 것이 이세상에 온 보람이요, 또 신성한 의무라는게요』
12일로 여든아홉번째 생일을 지낸 노인으로서는 지나칠정도로 정정하고 논리정연한 이용호박사 (전세브란스의대학장·현흥사단이사) .
이박사는 자신이 이날까지 건전한 신체를 유지해올수 있는 요체가 섭생·운동·마음에 있다는 평범한(?)비법을 또박또박 얘기한다.
『의학을 공부한 사람의 눈으로 보아 해로운 음식과 술·담배등을 입에 안대고 식사시간을 철저히 지키며 알맞게 먹는것, 그 이외에 섭생의 비법이 또 무엇이 있겠소』
학창시절엔 당연히 그랬고, 의료인으로서의 병원생활, 61년 정년퇴직한후 오늘날까지도 이러한 섭생에는 변함이 없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운동이오. 인간이나 동물이나 신체기관을 자주 쓰지않으면 소위 폐용성 위숙이 오게돼 못쓰게 되는데, 이것을 방지하기 위해 운동을 하면 대사도 좋아지고 왕성한 혈기가 솟아납니다.
이박사는 학창시절 야구·축구·테니스로 몸을 다졌고, 70년대까지는 골프를 취미삼아 해옴으로써 자연스레 건강을 유지해 왔단다. 여든이후로는 가볍게 걷기(30분정도)와 자신이 개발한 맨손체조로 무리가 안가는 범위내에서 몸을 움직여 준다는것.
『하지만 육체적인 노력보다는 마음의 건강유지가 더욱 중요한 것이오. 근심·걱정을 항상 물리치고 젊은 마음을 갖는것, 이것이 육체적인 건강과 조화를 이루어야 하외다.
그래서 이박사는 「욕심이 잉태한 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 즉 사망을 낳느니라」 한 야고보서 1장15절을 항시 마음에 새기고 있다.
또한 젊은 마음을 갖기 위해서는 한달에 서너번쯤 자신이 이사로 있는 흥사단에 나가 젊은이들과 대화를 갖고, 가끔씩 경영하는 고아원(동명학원)에 나가 어린아이들과도 어울린다.
14년전 해로하던 부인(당시76세)과 사별한후 재혼한 이박사는 지금의 부인과의 단란한 삶도 자신의 장수에 큰 힘이 된다며 청년처럼 웃는다.
이박사는 『그러나 나의 건강을 전반적으로 관장하는 힘은 무엇보다 신앙에서 나온다』 고 강조한다..
장로인 부친슬하에서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자라 스스로 58년간 장로 (남대문교회)로 봉직해오고있다.
요즈음 젊은이들의 무질서·쾌락주의적 행태를 가장 걱정한다는 이용호박사-그는 여느 노인네처럼 과거를 되씹으며 살지않고 현재에 충실하며 미래를 내다보는 만년청년으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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