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박정진 "생일에 잘 던져서 기쁨 두 배다"

중앙일보

입력

 
27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KIA전 6회 초. 관중석에서 생일축하곡이 울려퍼졌다. 선발 배영수에 이어 등판한 박정진(39·한화)의 생일이어서였다. 팬들은 경기 뒤에도 박정진을 위해 한 번 더 합창했다. 박정진이 2와 3분의2이닝 5탈삼진 퍼펙트 호투를 펼쳐 팀의 8-4 승리를 이끌고 수훈선수로 뽑혔기 때문이었다.

한화는 1-1로 맞선 5회 초 선발 배영수가 흔들리면서 2점을 내줬다. 그러나 5회 말 2사 1·2루에서 이성열이 우측 선상에 떨어지는 2타점 적시타를 터트린 데 이어 최진행이 1타점 적시타를 날려 뒤집기에 성공했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살얼음같은 리드를 지키기 위해 박정진을 투입했다.
박정진은 말 그대로 쾌투했다. 최희섭을 투수 땅볼로 처리한 뒤 박기남과 박준태를 삼진으로 잡아냈다. 7회 선두타자 이성우와 강한울까지 스트라이크 아웃으로 잡아내 4타자 연속 삼진. 신종길까지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한 박정진은 8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김민우와 김원섭까지 막아낸 뒤 마무리 권혁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한화는 이날 승리로 시즌 첫 3연패 위기에서 벗어났다.

박정진과의 1문1답.

-생일날 호투를 펼쳤다.
"생일에 잘 던져서 기쁨 두 배다.(웃음) 어머님이 생일상을 챙겨주셨다."

-오늘 이겨서 한화가 또 3연패를 당하지 않았다.
"3연패가 없다는 사실이 은근히 신경이 쓰인다. 연패를 벗어났으니까 연승을 이어가서 올라가고 싶다. 주장 (김)태균이도 연패를 빨리 끊자고 팀원들을 다독였다. 상위권으로 올라가는 발판을 만들고 싶다."

-올해는 2이닝 이상(9경기) 던지는 경기가 많다.
"의식의 차이가 있다. 예전에는 이닝이 끝나면 '그만 던지겠지'라는 생각을 했다. 요즘에는 투수코치님이 물어보니까 나도 먼저 생각한다. 더 던질 수 있으면 '던지겠다'고 말한다. 오늘은 2이닝을 던지고 투구수(22개)가 적어서 '더 갈 수 있다'고 대답했다. 앞으로 관리를 잘 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 등판 이후에는 잘 치료하고 있다."

-삼진 5개를 잡았는데 모두 결정구가 슬라이더였다.
"결정구는 슬라이더였지만 직구에 힘이 있었다. 팔이 평소보다 더 높게 올라가서 슬라이더 각이 좋았던 것 같다. 지난 23일 kt전(2와3분의1이닝 무실점)부터 한참 좋았을 때의 느낌으로 던지고 있다."

대전=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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