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수 "관객들에게 욕먹고 싶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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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홀리데이'(감독 양윤호, 제작 현진시네마)에서 김안석 역을 맡아 열연한 최민수가 10일 서울 롯데 에비뉴얼 극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파격 발언으로 영화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최민수는 시사회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관객들이 작품을 보고 느껴주길 바라는 감정에 대해 밝혔다.

" '홀리데이'는 정말 재미없는 영화다. 재미있으라고 만든 작품이 아니다"라고 밝힌 최민수는 "관객들이 영화를 보고나서 욕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홀리데이'가 재미없으니 다보고 나서 영화에 대해 욕하라는 말로 들린다. 하지만 말의 속뜻을 이해하면 전혀 다른 뜻으로 풀이된다.

'홀리데이'는 죄수들의 고달픈 모습과 감옥을 탈출한 탈옥수들이 벌이는 일로 인해 벌어진 일을 다룬 작품.

법과 질서의 부조리를 다뤄서 전반적인 극의 분위기가 상당히 우울하고 그냥 웃으면서 볼만한 작품이 아니다. 작품을 보고 나면 대한민국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하는 영화다.

극중 최민수는 죄수들을 괴롭히고 무시하며 겉은 정의를 외치지만 속은 악으로 가득 찬 김안석을 맡아 열연했다. 관객들이 김안석을 보고 욕을 할 정도로 최민수는 악랄한 인물을 잘 나타냈다.

" '홀리데이에서 내가 연기한 김안석은 권력 지향적 인물이고 자신보다 상급자가 위협을 해도 피해서 돌아가는 성격이 아니다"라고 말한 최민수는 "문제에 부딪혀도 피해 돌아가지 않고 그것에 딱 붙어 가는 뱀같은 인물이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연기하며 설정한 성격은 다변적이다. 철거민들과 대립할 때엔 냉정하고 아주 악랄한 성격, 교도소 내에선 정신병자적 성격을 갖고 인권을 유린하며 교도소 밖에서는 권력자의 캐릭터라고. 악역 연기에 세 가지의 성격을 설정한 점이 눈에 띤다.

영화 '홀리데이'는 가난한자의 생각과 바람을 대변해 관객들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재미를 지녔다.

또 최민수가 연기한 인물에선 색다른 재미가 묻어난다. 최민수를 통해 느낄 수 있는 재미는 대사와 행동에서 강하게 나타난다. 저음에 느릿느릿한 말투는 마치 김안석이 마피아 보스처럼 느껴지게 만들고 어떤 장면에선 만화 캐릭터 같은 느낌도 준다.

김안석에게 세 가지 성격, 경찰과 교도소장, 마피아 보스의 느낌 등 다양한 선으로 연기를 보여준 최민수. "관객들에게 욕을 먹고 싶다"고 말한 최민수가 개봉후 어떤 평가를 받을지 기대된다.

<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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