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 설기현, 잉글랜드 FA컵 격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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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사진 (左))과 설기현(울버햄프턴.(右))이 설날 맞대결을 벌인다. 맨U는 프리미어리그, 울버햄프턴은 챔피언십(2부리그)에 소속돼 있어 공식경기에서 만날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잉글랜드 FA컵을 통해 가능성이 현실이 됐다. 10일(한국시간) FA컵 4라운드(32강) 대진추첨 결과 맨U-버튼 앨비언과의 재경기 승자가 울버햄프턴과 만나게 된 것이다. 이 경기는 설날인 29일 0시 벌어진다.

두 선수의 맞대결이 성사되기 위해선 두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첫째, 맨U가 19일 버튼과의 재경기에서 이겨야 한다. 맨U는 9일 원정 경기에서 5부리그 팀인 버튼과 0-0으로 비기는 수모를 당했다. 다행히 재경기는 홈에서 치러지고 큰코다친 맨U가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보여 승리 가능성이 크다.

또 한 가지는 박지성의 회복 여부다. 박지성의 에이전트에 따르면 맨U의 팀 주치의가 박지성에게 최대 15일간 경기에 나서지 말 것을 통보했다. 박지성은 9일 훈련 중 무릎근육을 다쳤다. 그러나 뼈와 인대는 손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고, 10일 팀훈련에 참가해 1시간 정도 재활훈련을 했다. 따라서 박지성과 설기현의 맞대결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9일 맨U를 상대로 기적 같은 무승부를 연출한 버튼은 거액의 수입을 챙기게 됐다. 수용규모 6만8000명의 맨U 홈구장 올드 트래퍼드에서 치러지는 재경기로 버튼이 벌어들일 입장료 수입이 80만 파운드(약 13억8000만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버튼의 벤 로빈슨 회장은 "맨U와의 재경기는 복권에 당첨된 것과 같다"며 "수입은 홈구장을 짓느라 진 빚을 갚는 데 쓰겠다"고 밝혔다. 버튼은 선수 대부분이 중장비 기사.물리치료사.스포츠용품점 직원 등 사실상 아마추어 팀이다. 버튼의 선수 총연봉이 75만 파운드여서 버튼은 맨U와 비긴 덕분에 총 연봉보다 많은 돈을 벌게 된 셈이다.

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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