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에는 거짓이 없어야" 황 교수가 이 묘비를 봤다면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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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최형섭 박사의 묘비에 새겨진 '연구자의 덕목'.

황우석 교수가 논문을 조작하기로 마음먹었을 때 고(故) 최형섭(1920~2004.사진) 박사의 묘비를 봤다면 지금과 같은 결과가 나왔을까. 국립 대전현충원 국가유공자 묘역에 안장된 최 박사의 묘비에는 '연구자의 덕목'이라는 제목 밑에 다섯 가지의 문구가 적혀 있다. "학문에는 거짓이 없어야 한다" 등이다. 이는 한국 과학계의 기반을 닦은 최 박사의 생활 신조이자 후배 과학자들에게 항상 강조하던 것들이다.

최 박사는 최장수 과기처 장관 등 많은 공직을 맡았지만 청빈(淸貧)했다. 과기처 장관 시절 당시 박정희 대통령은 궁핍한 그의 생활형편을 알고 집수리 비용을 보내주기도 했다. 타계한 뒤 남아 있는 재산은 조그마한 아파트 한 채가 전부였다. 그는 원자력연구소장,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소장, 과학기술처 장관, 한국과학재단 이사장 등을 역임하면서 우리나라 과학기술 정책의 기초를 다졌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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