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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은좌에 불붙은 "백화점 전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일본 상업주의의 메카라 할 수있는 동경긴자(은좌)에 백화점전쟁이 불꽃을 튀기기 시작했다.
일본유통업계의 선두다툼을 벌이는 세이부(서무)그룹의 유우라꾸죠(유락정)세이부와 한뀨 (판급)그룹의 유우라꾸죠 한뀨등 두개의 백화점이 6일 동시에 개점, 기존백화점들과 고객유치경쟁을 벌이게 되기때문. 아직 개점은 안했으나 양그룹의 총수들이 개점1개월전부터 기자회견을 통해 선전포고, 야심만만한 미래상을 펼쳐 보임으로써 전쟁은 이미 포화가 교차되는열전의 양상을 띠고 있다.
긴자에는 이미 반경3백m의 거리안에 미쓰꼬시(삼월)를 비롯, 마쓰야(송옥)·마쓰자까야 (송판옥)·스기야바시한뀨(삭기옥교판급)·소고오, 그리고 금년 4월에 개점한 프랭탕긴자등 6개의 백화점이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다.
여기에 대형 백화점 2개가 한꺼번에 문을 열고 기존 백화점의 손님을 뺏자고 나선만큼 공세에 있는 신설 백화점이나 수세에 있는 기존 백화점이나 생사를 건 싸움이 되지 않을 수 없다.
먹고 먹히는 경쟁속에 자라온 백화점들이지만 긴자에 1년동안 3개의 백화점이 들어선 일은 처음있는 일이어서 기존 백화점이나 이웃 상가는 물론 멀리 시부야(삽곡)·신쥬꾸(신숙) 등 상권을 달리하는 지역에서도 불꽃이 확산돼 피해가 생기지 않을까 신경을 곤두세우고 내부수리, 개장등을 서두르고 있다.
새로 문을 여는 세이부와 한뀨는 과거 일극이라는 극장자리에 나란히 세워진 건물로 세이부가 지상 l2층에 매장면적 1만2천8백50평방m(약4천평), 한뀨가 지상10층에 매장면적 l만4천7백26평방m(약4천6백평) 규모.
두 백화점이 연간 2백억∼2백20억엔의 매상목표를 세우고 있다. 그중에도 기존 백화점이나 상가에서 경계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 세이부쪽이다.
훨씬 전부터 긴자진출을 꿈꾸어온 만큼 패기만만한데다 아이디어맨으로 통하는「쓰쓰미·세이지」(제청이)회장이「포스트 디파트먼트 스토어」(생활정보관)라는 알쏭달쏭한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기존 백화점과는 다른 새로운 타입의 백화점을 보여주겠다고 호언하고 있기 때문이다.
점내에 1백77대의 유선TV를 설치하고 비디오텍스(문자도형정보시스팀)등 첨단기술을 대폭 도입하는 한편, 금융·보험·상품의 판매, 부동산정보의 제공등 세이부그룹이 전개하고 있는 각종 뉴비즈니스를 망라한다는 것.
이에 비해 한뀨는 30대주부를 상대로 한 의류등의 판매에 중점을 둔다는 얘기여서 새 백화점으로서의 이미지메이킹에는 뒤떨어진 느낌이다.
긴자 백화점 전쟁은 백화점간의 싸움에 그치지 않고 영화관·은행가에도 파문을 던지고 있다. 새 백화점 건물안에 5개의 영화관과 스미또모(주우) 은행지점등이 새로 문을 열기 때문. 특히 백화점내 영화관들은 최신의 음향기기 시스팀으로 기존 극장가에 도전하고 있다.
같은 지역에 50개의 각종 금융기관 점포가 난립하고있는 가운데 스미또모 지점의 신설도 다른 금융업자에게는 무시할 수 없는 도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공기까지 깡통에 넣어 팔어먹은 일본인들의 상술이 은좌대전에서 어떻게 발휘될 지 흥미거리다. 【동경= 신성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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