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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국회] 양심적병역거부, 언제까지 범죄 취급할건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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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31일 “재앙은 사람들 사이에서 뿐만 아니라,
자연으로부터 온다”는 경고를 지상(紙上)에 남긴 채
2005년은 시간의 흐름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하지만,
2005년이 남기고 간 그 ‘재앙경고’는 2006년 벽두부터
화두가 되어 여기저기에 담론화 되고 있다.

분명한 것은, 지나간 최근 몇 년 사이에 발생한 여러 사건들
이를테면, 계속된 자살 테러, 인종갈등, 그리고 지진해일,
조류인플루엔자, 싸스, 화산폭발등등이 우리에게 준 강력한
교훈이란 전체를 무시하는 가운데, 오로지 개별 민족과
개별 국가 안전이란 사실상 의미 없다는 것이며, 특히 인간이
자연을 거스르는 행위가 얼마나 무서운 재앙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지를 깊이 인각 시켜주었다. 한마디로, 재앙은 사람들
사이에서 뿐만 아니라 자연으로부터 온다는 사실을 더욱
현실적으로 느끼게 해 주었다.

그에 따라, 최근 구미 선진 지역에서는 신학자 ‘한스 큉’이
강조하는 소위, 모든 개별국가들과 동서양 전체가 함께 의식하고
있어야 할 ‘세계윤리관’의 필요성이 너무도 절박하다는 주장을
크게 클로즈업 시키고 있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인 것으로 알고있다.
아울러, 재난이 발생하였을 때, 긴급구호를 위해 전문적인
구호능력과 긴급 수송능력이 보다 전문화하고, 조직화할 필요성도
매우 절박함이 크게 강조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이러한 세계적인 안목과 그 필요성이 매우 절박함이 급부상함에도 불구 하고, 지금 우리의 실정은 어떠한가?
이미 유럽의 각국들 심지어 보수적으로 소문난 그리고 양심적
병역거부에 관한한 최후의 철옹성으로 이름난 ‘그리스’마저도
대체복무를 받아드렸으며, 심지어 구 쏘련 연방국가 들과 위성
국가들 모두도 대체복무를 실시하고 있는 상황이 되었다.

일부 나라들에서는 과거 히틀러 ‘나치즘’때에 목숨을 바치면서까지양심적 병역 거부를 고수한 사람들을 명패를 만들어 기념까지
하고 있는 실정이다. 아프리카 ‘르완다’의 경우, 대한민국 다음
으로 가장 많은 2-300명의 양심적 거부자들이 교도소에 투옥
되어있었으나, 1년전쯤 전원 대체 복무로 전환시켜버렸다.

현시점에서 세계적으로 총 1,200여명이 아직도 수감되어있는데
놀랍게도 그들중 1,000명 이상이 대한민국의 구치소에 교도소에
투옥되어 있다. 나머지 200명이 조금 못 되는 수가, 여러나라들
아제르바이젠, 아르메니아, 투르크메니스탄 및 아프리카 앙골라
등지에 수감되어있다. 하여튼 우리가 믿기 싫어할지 모르지만,
그들중 1,000여명 이상은 이 자유대한민국에 수감되어 있으며
유네스코와 엠네스티는 이 사실을 계속 세계 여러나라에 알리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국내에서 조차 이 사실을 모르고 있는 분이 상당수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이번 연말연시에 재앙담론이 화두가 될
정도로 안전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국가이다. 그리고
국민 교육열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들 중 하나이다. 한마디로,계몽국가이며, 국제연합 내에서는 인권 위원국으로 활동한 바 있는 인권국가 이다. 또한 역사적으로 주변국가 들을 침공하거나 유린한 바 거의 없는 평화지향 국가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과거 공격형 국가들 마저도, 이제는 양심적 병역 거부자들에게 대체 복무를 허용하고 세계적 안목을 지니고 안전 의식에 참여하고 있는 마당에, 오로지 대한민국만이, 역사적으로 그 동기를 증명해 온 1,000여명의 양심적 병역 거부자들을 계속 범법자로 취급하고 그나마 재소자들을 수용하기에 시설이 부족한 구치소와 교도소에 계속 수감시키고 있는 현실은, 조금이라도 세계적 안목을 지닌 사람들에게는 놀랍다 못해 충격적인 것이며, 이는 국내든 국외든 간에, 어느 누구에게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으며, 오히려 강한 부정적 이미지를 심화시킬 뿐이라고 판단된다.

지구상 어느 나라보다도 교육을 중시 여기며 경제 대국을 지향하는 그리고 세계적 안전원칙이 곧 개별 국가의 안전에 직결됨을
연초 화두로 끄집어 내기까지 하면서도, 대체 복무에서 만큼은
굳이 무시하려 하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몰랐을 때는 몰랐다는
이유로 얼버무릴 수 있으나, 사안이 지닌 사실을 분명히 알게 된
이상 우리는 이성적으로 그리고 합리적으로 처리해야 할 것으로
여긴다.

이번 언론매체에 소개된 ‘재앙담론 에서 처럼, 개별국가
방어만이 평화수립의 유일한 안전원리라는 주장은 분명
그 한계에 도달한 만큼, 이제는 세계안전도 함께 생각하고
세계 윤리관도 긴급히 수립해야 함을 강력히 제시한
학자들과 사상가들을 누가 감히 지나친 감상주의에 빠진
겁쟁이들이라고 감히 비난할 수 있겠는가?

분명 2005년 끝에 그리고 2006년 벽두에 구체적으로 급부상한
‘재앙담론(Catastrophe Discourse)’은 새삼, 우리의 전통적인
개별국가 방어 방법만 가지고는, 현재 빈발하는 인재, 대규모의
천재지변 그리고 자살 테러로 인한 사태 등을 처리해 나가는 것은
분명 그 한계에 직면할 수 밖에 없는 현실에서,보다 전문적인
구호능력과 긴급 수송 능력을 보다 전문화하고 조직화하는데
앞장 서가고 있는 여러 나라들 특히, 대한민국과 비슷한 분단
상황의 대만에서도, 양심적 병역 거부자들에게 대체복무로
전환시켜 국가와 국민 그리고 개인 모두의 안전 상승의 효과를
보고 있는 사실을 볼때 매우 씁쓸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모든 면에 여타의 국가들에 비해 여유감을 지닌 한국내에서
아직도 “이웃을 네몸 처럼 사랑하라”는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행동으로 옮기려고 결심한 사람들을 범법자들로
간주해야 만 하는가라는 질문이 우리 주위에서 계속 맴돌게
해야 만 하는가? 엠네스티나 유네스코가 이러한 우리의 상황을
개선 촉구하는 일이 잘못 되었다고 여기는 사람은 우리중 아무도
없다고 여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세계의 거의 83%가 넘는
1,000명 이상의 양심적 병역 거부자들이 대한민국내 구치소와 교도소에 대거 수감되어있는 우리의 현실을 보면서 착잡함을 감출 수 없다.[디지털국회 신웅식]

(이 글은 인터넷 중앙일보에 게시된 회원의 글을 소개하는 것으로 중앙일보의 논조와는 무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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