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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웨스티」장군·CBS방송소송사건「보도자유한계」심판대에|"월남전때 허위보고로 확전초래"특집이 발단「악의」여부가 초점…미언논계 긴장, 결과주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월남전을 다룬 TV다큐멘터리를 둘러싼「웨스트모얼랜드」장군(사진)과 CBS간의 명예훼손소송사건이 2년간의 시비끝에 9일부터 미뉴욕연방법원에서 본격적인 심리에 들어갔다.
이 사건은 원고인「웨스트모얼랜드」전주월사령관의 무려 1억2천만달러 (9백60억원) 배상금 청구소송이라는 점에서 오랫동안 세인의 관심을 끌어왔다.
또「맥나마라」전국방장관등 미정계·언론계·군부의 거물들이 증언대에 선다는 점과 미국의 월남전 패전의 또 다른 이유가 밝혀질 것이라는 기대에서 더욱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미언론계는 이번 재판결과가 언론의「보도자유의 한계」에 새로운 분기점을 마련할 것이라는이유로 아연 긴장하고 있다.
이 소송의 시작은 CBS가 지난82년『계산되지 않은 적-월남 사기극』이라는 기획물을 통해 당시 주월미군사령관이던「웨스트모얼랜드」장군이「자신의 정치적 이익」때문에 베트남공산세력의 병력수를 고의적으로 실제보다 줄여 보고함으로써 68년「존슨」행정부의 월남전 확대개입을 초래했다고 비판한데서부터였다.
이에대해「웨스트모얼랜드」장군은 그같은 적군병력숫자는 조작된것이 아니라 병력계산법상의 차이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그같은 보도는 자신의 명예를 훼손시킨것이라며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었다.
월남전 확전 직전인 68년3월31일의 경우 주월미군사가 적군병력을 32만8천명으로 워싱턴에 보고한것과는 달리 미중앙정보국(CIA) 은 거의 2배에 가까운 59만5천명으로 보고해 군사정보의 정확성을놓고 워싱턴에서 격론이 일기도 했었다.
당시 47만명의 미군을 월남에 파병했던「존슨」대통령은「웨스트모얼랜드」장군의「적군 열세」보고쪽을 택해『우세한 미군병력으로 단기간에 월남을 평정할수있을 것』이라고 믿고 병력 추가증원등으로 전쟁을확대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군사정보의 조작여부보다 재판과정은 CBS가 보도에 앞서「웨스트모얼랜드」에「악의」를 갖고 있었느냐는데 초점이 맞춰질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양쪽 모두 악의의 개입 유무에 대한 확실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할 경우 이 재판은 뒷얘기만 많고 쉽게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진창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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