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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갤러리」개관기념 아르누보유리명품전(지상감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유리의 기원은 기원전16세기에서 시작 된다. 유리는 인공물이어서 그 기술과 예술성이 흥망성쇠에 영향되어 왔다. 나는 80년 여름에 유리공예로 유명한 베니스의 무라노를 들른적이 있다.
그리 크지 않은 공장에서 노련한 유리공인들이 연출하는 마술적 기능에 경탄했었다. 철파
이프 끝에 매달린 오렌지색, 불의 물엿(수이)이 노장들의 마법에 걸려 천의 형상, 만의 얼굴로 변하는 순간마다 탄성이 터져 나왔다.
그옛날 보석처럼 아름답고 귀중한 유리미의 신비를 감추기위하여 공인들을 무라노 섬에 구속해 버렸다고 전했다. 유리미술은 중세의 교회미술로서의 스테인드글라스나 아르누보의 찬란했던 시대를 거쳐 미술의 순수성 자립화라는 20세기 미술사조에 밀려났지만 당시의 신재료개발로해서 현대유리미술발전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전시된 작품중 아르누보나 아르데코의 예술 양식, 기법, 조형감각과는 다른 새로운 기법과 감각의 몇작품에 주목했다.
「데이비드·돌」작 『육지의 배』, 「칼·베르그」작 『무제』, 「마리안·카렐」작 『열린입방체』등이 그것이다. 커트(Cut)기법이 뛰어난 「카렐」의 사각과 삼각의 예각 입방체는 유리의 특성인 투과성과 반사성, 광선의 굴절현상, 즉 프리즘과 렌즈효과를 짜임새있게 계산해 만들어낸 세련된 작품이다. 이 작품에는 건축적구조, 회화공간, 조각양감, 공예적장식의 복합적인 효과가 공존하고 있다. 작가의 현대감각이 예민함을 보여주는 명품이 아닐수 없다. 이준 <서양화가·예술원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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