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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주경기장의 개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서울 올림피아드」가 웅장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7년간의 대 역사 끝에 서울종합운동장의 주 경기장이 완공되어 29일 개장되었다.
잠실 메인스타디움의 규모와 시설은 어느 올림픽경기장에 비해서도 손색이 없다. 10만 관중이 경기를 관전할 수 있는 이 경기장에는 19종류 36개 세트의 계측장비가 모두 가장 현대적인 것이어서 1천분의1초까지 계시가 가능한 컴퓨터 계시기가 있다. 이 밖에 갖가지 첨단시설이 컴퓨터 올림픽으로 불린 로스앤젤레스 대회에 비해서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한다.
선수 골인 후 20초만에 컬러사진이 인화되어 나오고 육상선수의 경기결과가 자동기록 되어 나오는 장비도 갖추어 놓고 있다.
올림픽 유치를 계기로 세계 어디에 내놓고 자랑해도 좋을 경기장을 갖게 된 것은 국민모두의 기쁨이 아닐 수 없다. 이를 자축하기 위해 이날 잠실 주 경기장에서는 갖가지 잔치가 벌어진다.
이 개장 축하잔치는 아시안게임과 서울올림픽에 대비한 예행연습이란 성격을 띠고 있다.
우리민족의 전통 악대인 취타대 및 호랑이 탈춤 등 전통 무용이 선보인다. 경기장 안에서의 축제 외에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열릴 「서울 올림픽스타디움 완공기념 특별연주회」나 잠실 특별전시장에서 열리는 각종 전시회도 볼만 할 것이다.
기념 음악회에서는 우리 시인과 음악인들에 의해 특별히 작사·작곡된 음악이 연주되고 우리나라가 배출한 음악인들이 연주를 하게된다.
이 밖에 스포츠를 소재로 한 미술가들의 작품 전시회도 열리는데 이런 행사들이 우리나라의 문화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많은 비용을 들여 개장행사를 벌이는 목적이 국민들의 반응이나 외국 사람들의 평가에 따라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때의 문화행사 방향을 결정하려는데 있음은 물론이다.
개장축제를 계기로 서울은 스포츠 외교무대로 변했다. 제3차 아시아 올림픽 평의회 (OCA) 가 열리고 있으며 아시아 체육기자연맹(ASPU) 총회도 열리고 있다.
OCA는 태권도를 86아시안게임의 종목으로 추가하기로 했으며 90년 대회를 북경에서 열기로 결정했다. 중공과의 스포츠 교류는 이제 거리낌없이 진전되고 있다.
「사마란치」IOC 위원장을 비롯한 개장행사에 참가하는 세계의 체육인들은 한국의 올림픽개최 능력을 직접 보게될 것이다.
잠실 주경기장의 개장으로 서울올림픽을 향한 시동은 걸렸다. 그때까지는 4년도 채 남지 않았다. 그 동안에 우리는 이 세계의 축제를 훌륭하고 만족하게 치러낼 수 있는 만반의 준비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선수단의 경기력 향상이나 완벽한 경기진행 못지 않은 것은 문화 국민으로서 우리민족의 모습을 세계에 알리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국민모두가 성숙한 시민으로서 의연한 자세를 가다듬어야 한다. 있는 그대로를 보탬이 없이 보여주어도 부끄럼이 없다는 게 우리의 자부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4년 앞으로 다가온 올림픽을 맞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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