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차이나」의 장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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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지난 2년간 중공과 영국사이의 어려운 협상 대상이었던 홍콩 반환협정이 26일 북경에서 가 조인됐다. 정식 조인은 12월중에 가질 예정이다.
이것은 오는 97년에 그 동안 99년간의 조차기간이 끝나는 영국식민지 홍콩이 중공 영으로 편입되는데 따르는 제반 문제에 관해 중공과 영국 및 홍콩시민의 의사가 협상을 통해 원만한 합의에 도달했음을 의미한다.
이 협정은 97년7월1일자로 홍콩을 중공에 귀속시키되 그로부터 50년간은 현재의 영국식 경제·사회·통치제도와 홍콩시민의 자본주의적 생활방식을 그대로 유지하고 중공은 국방과 외교만을 관장하는 것으로 돼있다.
귀속후의 홍콩은 「홍콩 차이나」로 호칭되며 중공은 이를 특별 행정구역으로 하여 대폭적인 자치를 허용키로 돼있다.
이에 따라 지금 홍콩이 가지고 있는 모든 법률은 그대로 적용된다.
홍콩 시민들은 사유재산권(소유와 처분) 과 기업경영의 자유가 계속 허용된다.
홍콩은 외국과 독자적으로 경제·문화에 관한 협정을 맺고 출입국 비자도 발급할 수 있다.
경제정책도 독자적으로 수립하고 지금의 국제자유항으로서의 지위도 계속 보유, 국제적인 외환·금융·무역·주식시장으로서의 기능을 계속 수행한다.
중공은 지금 각국이 홍콩에서 누리고 있는 법적·경제적 이익도 계속 보장할 것을 약속했다.
홍콩의 관리는 홍콩시민들이 선출한 사람을 북경 정부가 그대로 임명키로 했다.
특히 홍콩은 독자적인 사법제도를 가질 수 있기 때문에 공산체제인 중국 본토의 법률적·행정적 영향을 배제할 수 있게 됐다.
이 같은 성격의 홍콩 반환협정은 그 해결방식에서 특이한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
첫째는 홍콩이 1국2체제의 실험장이 됐다는 점이다. 지금까지는 자본주의와 공산주의는 진영 대 진영, 국가대 국가로 대립해 공존해왔거나, 한 나라안에 공산당이 존재하는 정도였다.
홍콩방식은 또 중공이 나머지 영토, 즉 대만을 병합하여 통일을 달성하거나 마카오를 회수할 경우에도 적용될 수 있는 분단의 해결방식이 될 수도 있다.
분단국 중 월남은 무력방식으로·적화통일을 이루었고, 동·서독은 1민족2국가 형태로 상호교류와 협력을 유지하면서 평화적으로 공존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협정의 가장 중요한 의미는 홍콩인의 법적·경제적 지위를 현상대로 유지·보장해 준데 있다.
공산주의는 계급투쟁을 본령으로 신봉해 왔다. 따라서 타 계급의 말살을 기본과제로 하고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협정을 통해 중공이 적대적인 제도와 생활방식을 국내에 수용함으로써 홍콩문제는 현대의 최대 과제인 이데올로기 문제의 해결을 위한 중요한 시금석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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