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교수의『아키토피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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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마지막 국전인 81년 30회 봄 국전의 건축부문에서 대상을 받았던 박홍씨 (49·J대건축기술과교수)의 작품 『아키토피아』 가 일본의 한 대학생작품을 모방한 것으로 밝혀져 말썽을 빚고 있다.
박씨가 표절한 것으로 알려진 작품은 일본인「우메야마·마사즈미」씨 (27· 매산정순) 가 대학졸업 설계작품으로 제출했던『건축정보센터』 .
이 작품과 박씨의 대상수상작품은 모두 아이소메트릭이라는 등각 투시도법을 쓰고 있으며 형태와 표기법도 비슷한데 다만 명암과 방향이 다르다.
박씨의 작품에는 건물배치도가 추가돼 있다. 30회 국전을 관장했던 문예진흥원은 14일하오5시 당시 국전운영위원장이었던 서양화가 유경채씨(서울대교수) 와 건축부문 심사위원송민구씨등과 긴급회의를 열었으나 당사자인 박홍씨는 나오지 않았다.
진흥원측은 표절이 사실이면 대상을 박탈하고 상금 (1백50만원) 도 회수하며 국전의 모든 기록에서 박씨의 수상사실을 말소할 방침이다.
이같은 표절시비는 과거 국전에서도 몇차례 있었다.
70년 19회 국전대통령상 수상작인 K씨의 『과녁』이 65년 14회 국전에 입선한 사진작품과 구도가 같다고 구설수에 올랐다.
14회 국전 사진부 입선작인 J씨의 『관혁』 과 K씨의 『과녁』이 공교롭게도 똑같이 화살이 꽂힌 과녁판을 클로스업한 것이기 때문이었다.
창작에 있어 명제와 구도가 같다고 해서 반드시 아이디어의 차용이라고 할수 없고 또 우연의 일치도 있을수 있는 일이어서 『과녁』의 표절시비는 일단락 되었다.
75년 사회 국전 조각부문에서 문공부장관상을 받은 K씨작 『바다로 향한 꿈』이 상업적인 포스터 사진과 인물의 포즈가 똑같다고 표절시비가 일었다.
그러나 조각은 입체의 조형을, 사진은 평면을 표현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을뿐 아니라 구상작품에서 포즈의 일치는 있을수 있는 일로 판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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