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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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아득히 먼 세윌 위에
파랑처럼 밀리는 너.
울향 젖은 그늘 딛고
태하동에 노을이 뜨면
성인봉
뭍으로 향한
손짓마다 별이 되고.
모시개 등줄기를
마냥 씻는 봉래폭포
너와 밀 묵은 정이
후박나무 빛깔로 살아
도동항
목선 한 척은
안티(안태)고향 물새가된다.
촛대바위 푸른 억년
끼니 이은 명이 나물
물살에 진 혼백들이
핏빛으로 울음 울면
동백은
하이얀 눈 속에
입술 고운 아씨로 핀다.
이백리 좋이 떠난
수평 끝의 막내동이
부르면 달려 올듯
깃발 높이 세워 놓고
독도는
형제로 앉아
별난 하루를 줍고 있다.
※주 모시개‥저동의 다른이름. 너와‥옛날 울릉도서 지붕을 덮던 재료.

<약력>▲1939년 경북울릉출생 ▲60년대구사범학교졸업 ▲77년 「월간문학」 신인작품상 시조당선 ▲영남시조문학회(낙강) 부회장역임 ▲한국문인협회·시조시인협회 회원 ▲「문학경부선」 「크낙새」 「미래시」 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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