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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일부내용 불교를 왜곡〃주장 불교계, 즉각 시정촉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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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종교관계을 다룬 초·중·고교의 교과서와 대학의 국민윤리 교재내용이 불교를「낡은 사상」 등으로 기술, 불교계의 호된 비판을 받고 있다.
불교계가 월간 『불교사상』 지 (8, 9월호) 특집등을 통해 지적한 불교 왜곡의 교과서는 대학교재용『국민윤리』 (국민윤리학회편)를 비롯, 국민교 『국어』 (3학년 1학기·6학년 1학기), 중학교『도덕』 (2학년1학기·한국교육개발원편) , 고교 『국민윤리』 (한국교육개발원편) 등이다.
문제가 되고있는 내용은 기독교를 한국 전통사상의 일부로 편입시킨것 (대학 『국민윤리』) 과 은연중 기독교 신앙을 유도한것 (국민교 『국어』), 종교를 신과의 관계로만 설명한것 (중·고교 『도덕』『국민윤리』) 등이다.
불교계는 이 같은 불교 왜곡부분의 내용을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즉각 바로잡을 것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기독교 편향의 대표적 내용은 국민교 『국어』 교과서의 「다섯개의 완두콩이야기」 중 『하느님께 기도하였습니다. 저를 불쌍히 여겨 이 아이를 낫게 해주십시오』(3학년1학기·62∼63페이지) 와 『태초에 하느님이 이세상을 창조하실적에 사람, 개…』(6학년1학기·91페이지) 등.
이와는 대조적으로 불교 관련의 국민교5학년1학기『도덕』의 「석가모니의 깨달음」이라는 단원은 지난78년 교과서 개편때 삭제돼 버렸다.
중학교 『도덕』 교과서는 「공익을 위한 생활」 단원에서 종교를 절대자에 대한 귀의로만 해석, 자각 해탈의 불교적 종교관을 무시했다.
이 교과서의 구체적 기술내용은 『인간의 능력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이를 초월한 절대자를 믿음으로써 마음의 평화와 행복을 얻을수 있다』 는 것이다.
고교 『국민윤리』 도 『종교의기능은 제사적 기능과 예언자적기능이 있다』
『종교의 힘이 작용하고 있으니 그것을 가리켜 구원이라 한다』 고 기술, 중학교 『도덕』 에서와 같은 발상을보였다.
그래서 고교 『국민윤리』 의 종교부분 내용은 마치 기독인을 위한 교과서 같은 편향성을 드러내 보이고 있다는 비판이다.
대학교재용의 『국민윤리』 84년개정 신판은 초·중·고교 교과서의 종교관계 서술보다 훨씬 더 편향, 왜곡돼 있다.
이책의 「한국전통 사상」 부분은 『전통문학 윤리가 아무리 훌륭한 것이었다고 해도 우리는 과거의 봉건적 사회에 살고 있는 것이 아니므로 과거의 후진적문제와 오래 묵은 윤리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없다』 고 주장했다.
이어 『과거에는 유·불·선 3교등 고등의 정신도덕 문화를 발전시키고 권위주의적 사회관계를 유지하였다.
현재는 전통사상이 시들어가고 기독교가 상대적으로 생활화되면서 개인주의와 민주주의사상, 그리고 과학기술문화가 국민생활을 지배하고 있다』 (1백l7페이지) 고 하여 마치 기독교가 한국의 지배적 종교세력인 것처럼 써 놓았다.
이책은 또 『한국에서 기독교가 빠른 속도로 전파되는 이유는 한국인의 사고유형과 감정형태가 기독교 신앙에 적합하기때문』 이라고 설명하면서『기독교와 그사상을 우리 전통문화의 중요한 부분으로 받아들여야한다』 고 주장했다.
불교학자 이재창교수(동국대)는 이같은 교과서의 기독교 편향 서술을 『한국사회 근대화에 이바지한 기독교의 공적을 전혀 과소 평가할 생각은 없지만 1백∼2백년의 짧은역사를가진 기독교를 전능사상에 포함시키려는것은 지나친 무리』라고 반박했다.
김형중교사 (동대부고) 는 『공정성과 객관성을 유지해야할 교과서가 한국적인 다종교 실태를 무시한채 특정 종교 편향으로 기술된것은 마땅히 즉각 시정돼야한다』고 말했다.<이은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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