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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자치성, 83년 정치자금 보고서|파벌별 자금동원 스즈끼파가 최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작년 4월의 통일 지방선거, 6월의 참의원선거, 12월의 중의원선거 등 정치행사가 집중된 83년 1년간 일본에서 동원된 정치자금은 자치성에 신고된것만도 전년 대비 34·5%나 늘어난 1천4백72억엔이나 기록, 일본정치풍토의 금권체질을 다시한번 부각시켰다.
3일 일본자치성이 발표한 83년 정치자금보고서에 따르면 정당별 수입은 공산당 2백29억엔, 자민당2백19억엔, 공명당 1백2억엔, 사회당 65억엔, 민사당34억엔, 신자유구락부 5억엔의 순으로 나타났으며 공산당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톱을 차지.
그러나 의원개인 혹은 파벌별로 거미줄같이 얽힌 방대한 자금파이프를 갖고있는 집권자민당이 공산당보다 정치자금이 적다고 믿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
자민당의 자금파이프는 그만큼 지하에 파묻혀 있는 부분이 많다는 얘기다.
노출된 부분만 보아도 구민당의 수입이 작년 한햇동안 73%나 늘어난데 비해 공산당은 6%증가에 그쳐 당기관지 판매·당원회비등으로 지탱하는 공산당의 어려운 사정을 반영했다. 공명당·사회당도 14·9%, 29·7%씩 각각 늘었으나 자민당의 수준에는 훨씬 못미쳐 자민당비대화가 두드러졌다.
자민당 5대파벌의 정치자금은 모두75억2천5백만엔으로 총재선거를 치른 82년의43억엔보다 56%가늘었다.
파벌별 자금동원 규모는 차기 수상을 구파에서 내겠다는 야심에 불타는 「스즈끼」(영목선행)파가 단연 두드러져 82년보다 3백72%늘어난 22억2천8백만엔을 모금했고 다음이 현재 수상파벌인 「나까소네」(중증근강홍)파가 20억7천9백만엔, 그리고 비주류를 이끌고 있는 「후꾸다」(복전규부)파 16억2천6백만엔, 「고오모또」(하본민부)파15억8전7백만엔의순.
자민당 최대파벌인 「다나까」(전중각영)파의 공식수입은 9억5천9백만엔에 불과해 여기서도 정문보다는 뒷문이나 지하파이프를 이용하기를 즐기는 정치자금의 생리를 엿보게 한다.
파벌의 공식수입은 주로 각종 파티를 통한 기부금인데 「나까소네」파의 경우 2회의 파티에서 8억5천만엔을 모금.
차기수상자리를 노리는 이른바 뉴 리더그룹의 경쟁은 정치자금모금에서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는데 금액면에서는 「후꾸다」파의 왕자로 불리는 「아베」(안배진태낭)현 외상이 9억9천만엔으로 가장많고 그 다음이 「다나까」군단의 후계자로 지목되고있는 「다께시따」(죽하등) 현장상이 8억3천만엔, 「스즈끼」파의 「미야자와」(궁택희일) 전관방장관이 7억2천만엔, 그리고 「나까소네」파의 다음차례를 노리는「와따나베」(도변미지웅)전장상이 6억8천만엔의 순서로 되어있으나 82년대비 증가율은 「미야자와」가 가장 높은 1백90%.
「미야자와」전 관방장관은 한때 당내 활동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받아 왔으나 「스즈끼」전수상의 후계자로 지명되면서 자산배증논을 발표하는등 적극적으로 수상자리에 도전하고 있는데 정치자금모금에 열을 올리는 것도 그같은 적극 자세로의 전환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파벌과 관계없이 개인적으로 헌금을 많이 받은 정치가는 의외로「사꾸라우찌」(앵내의웅) 전외상이 가강많은 3억엔이고 그다음이「우꾸다」전수상의 9천6백만엔, 「나까소네」수상이8천3백만엔으로 4위, 「아베」외상은 6천5백만엔으로 5위였다.
한편 정치자금을 낸 업계단체는 강재구락부·석유연맹·화섬협회·철강연맹이 각각 1억엔씩으로 가장 많았고 기업으로는 미쓰비시은행 8천3백만엔, 신일본제철 8천2백만엔, 스미또모은행 8천1백만엔 등 은행의 기부가 두드러졌다.
그러나 곁으로 드러난 정치자금의 흐름은 전체규모의 30%정도에 불과하다는 얘기이고 보면 일본 자치성이 매년 발표하는 정치자금보고서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비판에 수긍이 간다.【동경=신성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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