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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리나 강·수·진 "지금도 팔짝팔짝 뛰니 45세까지는 너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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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최소한 마흔 다섯살까지는 무대에 설 겁니다. 그 이후는? 몸만 잘 관리하면 오십 넘어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욕심이 많은 걸까, 아니면 자기 관리에 그만큼 자신이 있는 걸까. 세계적인 발레리나 강수진(39.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 수석 무용수.사진)씨가 국립발레단이 주최한 '2006 신년 갈라(Gala.각 작품의 주요 장면만 모아 보여주는 공연)'무대에 선다. 4일과 5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이다. 2004년 10월 '오네긴' 공연 이후 15개월 만의 귀국 무대다. "한국에 오면 좀 더 신경쓰이는 게 사실이죠. 부모님도 오시고, 친구들도 보니깐요. 그래도 흥분감은 제 몸을 더욱 자극하는 것 같아 좋아요."

내일 모레 마흔이 되기 때문일까. 3일 열린 기자 회견에선 언제 은퇴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먼저 던져졌다. 강씨는 여유로왔다. "전 나이 먹는 게 좋아요. 인생도 배우고, 경험도 많아지니깐요. 지금도 팔짝팔짝 뛸 수 있으니 10년은 너끈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이번에 그녀는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카멜리아 레이디' 3막 중 블랙 파드되(2인무)와 '오네긴' 3막중 파드되를 선보인다. 특히 '카멜리아 레이디'로 그녀는 1999년 무용계의 오스카상이라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Benois de la Dance)'를 수상한 바 있다. "둘 다 비극적이고 드라마틱한 내용이잖아요. 한국의 한(恨)이란 정서 때문인지 저 역시 이 작품들을 하면 푹 빠지게 되더라고요."

그녀의 파트너는 파리오페라 발레단의 수석무용수 마뉴엘 르그리(42). 르그리는 이번 한국 공연을 위해 지난해 말 직접 독일로 건너가 강씨와 호흡을 맞추는 정성을 보였다. "20년전부터 강수진씨와 언제 춤출 수 있을까 꿈꿔왔다. 이제야 그 꿈이 현실이 됐다".

강씨는 1985년 스위스 로잔 콩쿠르에서 아시아인으로 최초로 1등을 차지하며 세계 무대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20여년이 지난 올해 그녀는 심사위원으로 로잔 콩쿠르 무대에 앉는다. "응시할 때보다 더 떨려요. 한 사람의 운명을 완전히 좌우하는 일이잖아요."

그녀는 4년 전 같은 무용 단원이던 터키인 툰츠 셔크만(46)씨와 결혼했다. 남편은 현재 강씨의 매니저다.

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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