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반값 뮤지컬’ 준비했습니다, 맘 편히 보세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3면

“부담없이 즐길 수 있도록 관람료를 내렸습니다. 작품도 실험적인 것보다 감상하기 쉬운 것을 골랐고요.”

 배성혁(50)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딤프) 집행위원장은 “다음달 개막하는 뮤지컬 페스티벌은 뮤지컬의 대중화에 기여하는 행사가 되도록 꾸몄다”고 설명했다. 그는 “뮤지컬이란 장르 하나로 축제를 여는 곳은 대구가 유일하다”며 “그런 만큼 많은 사람이 뮤지컬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올해로 9회째인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은 다음달 26일 개막해 7월 13일까지 이어진다. 공식 초청작 5편, 창작 지원작 4편과 대학생 뮤지컬 페스티벌 출품작 등 모두 19편이 무대에 오른다. 영국·체코·독일·대만 등 외국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딤프 측은 지난해보다 관람료를 낮췄다. 공식 초청작의 경우 로열석이 3만∼4만원이다. 가장 비싼 VIP석은 5만∼6만원이다. 지난해 로열석은 5만원, VIP석은 7만원이었다. 2인 식사권과 VIP석 2매 가격을 19만원에서 14만원으로, 호텔 숙박권과 VIP석 2매를 21만원에서 15만원으로 할인해 판매하는 등 다채로운 패키지 상품도 마련했다. 딤프 측은 “공익 목적의 행사인 데다 경제 사정이 좋지 않은 점을 감안했다”며 “서울 티켓 가격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대중성을 강화한 것도 특징이다. 개막작인 영국의 ‘포비든 플래닛’은 신나는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이는 옛날 히트곡들로 만든 뮤지컬을 말한다. 비치 보이스와 엘비스 프레슬리 등 로큰롤 가수의 흥겨운 선율을 감상할 수 있다. 폐막작인 체코의 ‘팬텀 오브 런던’은 매춘부 살해 사건을 추적하는 스릴러 극이다. 위안부 피해자의 아픔을 담은 ‘꽃신’ 같은 시의성 있는 작품도 있다.

 대구시는 뮤지컬페스티벌을 마친 뒤 문화체육관광부에 ‘공연 문화도시’ 지정을 신청할 계획이다. 지역문화진흥법상 공연 문화도시로 지정되면 예산 지원이 늘어 공연산업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다. 대구는 서울과 함께 공연의 도시로 꼽힌다. 봄에는 뮤지컬페스티벌이, 가을에는 국제오페라축제가 열린다. 1000석 이상 공연장이 11개, 100석 이상 소극장이 50여 곳에 이른다.

 딤프의 창작 지원작도 볼 만하다. ‘이상한 나라의 안이수’는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수학을 싫어하는 안이수가 숫자 여행을 하면서 수학에 재미를 붙인다는 줄거리다. ‘역전에 산다’는 노숙자들의 삶을 적나라하게 묘사한다. 개막 축하공연은 다음달 27일 오후 7시30분 코오롱 야외음악당에서, 딤프상 시상식은 7월 13일 오후 7시30분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다.

홍권삼 기자 honggs@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