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태 바뀌어도 "화목"지켜온 두 마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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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우리 마을은 단합이 자랑이지요. 해방후 40년이 되지만 부락민 사이의 분쟁이 한건도 없었어요』
강릉에서 북쪽으로 15km, 1백20여가구가 3개 자연부락으로 나뉘어 살고있는 강원도 명주군 사천면 진2리 이장 천순경씨(50)는 마을단합의 구심점을 「질먹기」에서 찾는다. 이때 이웃간의 사소한 오해를 풀고 마을숙원사업 계획, 갈수록 일손이 달리는 품앗이 협조안을 토의, 결론대로 실행에 옮긴다.
「질먹기」의 경비는 부녀자들이 연중 절미운동을 펴 쌀을 모아 1가구당 2만∼3만원의 비용을 조달하고 있다.
특히 이 마을은 50년 역사의 대동계가 조직돼 이웃간의 화목을 더욱 두텁게 하고있다.
이웃 사기막리도 빼놓을 수 없다. 1백50가구가 거주하는 이곳 역시 3백여년 전통의 「질먹기」로 유대를 강화하고 있다. 『농촌인심이 갈수록 사나와 진다지만 우리는 전혀 그런 느낌이 없지」「이웃이 모두 한식구처럼 지냅니다』 이장 고승춘씨(46)의 자랑이다.
○…이들 부락외에도 사천면 전체의 체육대회도 유명하다.
지난 46년 해방 이듬해부터 계속되고있는 면민체육대회는 면내 「대학생회」가 주관, 매년 8월15일 광복절을 맞아 이틀간 축구·마라톤·씨름·14개 이대항 줄다리기등 4개종목을 경연한다.
우승자와 부락엔 우승기가 수여되고 농악등 민속을 곁들여 잔치를 벌이는데 연인원 3천여명이 참여한다.

<질먹기-풍년기원 마을잔치>
두레질 (또는 두레먹기)의 준말로 부락단위로 모심기나 추수가 끝난 뒤 가정별로 음식과 술을 마련하여 즐기며 다음해에도 풍년이 깃들이기를 바라는 옛풍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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