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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전정도, 포스코 계열사 자금 540억 횡령”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검찰이 전정도(56) 세화엠피 회장이 포스코플랜텍(성진지오텍 후신)에서 맡긴 회사 돈 540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잡고 조사 중이다. 특히 문제의 돈은 포스코플랜텍이 석유 플랜트 공사를 해주고 이란석유공사로부터 받은 대금의 일부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조상준)는 지난 9일 소환한 세화엠피 대표 이모씨로부터 관련 진술을 확보했으며 전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곧 소환 조사키로 했다.

 검찰에 따르면 포스코플랜텍은 2010년 미국의 이란 경제 제재 조치로 이란석유공사와 직접 거래가 어려워지자 전 회장 회사인 세화엠피의 이란 현지 법인을 통해 거래 대금을 관리했다. 2010~2012년 포스코플랜텍이 세화엠피에 맡긴 석유 플랜트 공사 대금은 모두 7100만 유로(한화 992억원가량)에 달한다. 검찰은 전 회장이 계좌에 들어 있던 돈 대부분을 개인 돈처럼 유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계좌에는 잔고가 거의 남아 있지 않다고 한다. 검찰 관계자는 “세화엠피의 이란 현지 법인 계좌에서 최소한 540억원이 국내로 유입된 것을 확인했고 나머지는 추적 중”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포스코플랜텍은 전 회장을 업무상 횡령·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세화엠피는 전 회장이 자신이 운영하던 성진지오텍을 2010년 포스코플랜텍에 매각한 뒤 세운 회사다. 성진지오텍 매각 당시 예상가보다 높은 1593억원을 받아 특혜 의혹이 제기됐다. 검찰은 성진지오텍 고가 매각 과정에 정준양(62) 전 포스코 회장이 개입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한편 검찰은 이날 정 전 회장의 또 다른 로비 창구로 의심받고 있는 포스코 협력사 코스틸의 박재천(59)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 회장은 2005~2012년 회사 자금 약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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