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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졸업장? 빚남는 졸업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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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빚내서 대학 졸업장을 받는 학생이 늘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학자금 대출액이 지난해 말 기준 10조7000억원으로 2010년(3조7000억원)에 비해 3배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학생 1인당 빚도 525만원에서 704만원으로 34% 불어났다. 이는 2009년부터 한국장학재단이 직접 대출하는 방식으로 바뀌면서 이자율이 낮아진데다 2010년 취업 후 소득이 생기면 이자와 원금을 상환하는 ‘든든학자금대출’ 제도가 도입됐기 때문이다.

 문제는 졸업 후에도 취업난을 겪으면서 빚을 갚지 못하는 학생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학자금 대출의 원금과 이자를 6개월 이상 연체한 신용유의자(옛 신용불량자)가 2013년 말 4만명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든든학자금을 갚기 시작한 채무자 비중은 68.3%에 불과하다. 3명 중 한 명은 대출금 상환을 시작조차 못하고 있다. 강종만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든든학자금대출이 도입되면서 학자금 대출 규모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며 “이로 인해 취업 후에도 학자금을 갚지 못하고 신용유의자로 전락하는 청년이 늘고 있고, 학자금 대출의 막대한 부실로 앞으로 재정적 부담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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