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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성해도 위협적인 북한의 반쪽 비대칭 전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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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노동신문]

북한의 ‘반쪽 비대칭 위협’이 먹히고 있다. 최신형 잠수함도 없는 북한이 잠수함발사미사일(SLBM)로 동북아와 미국을 협박하며 SLBM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핵 탄두를 장착한 탄도 미사일이 은밀성을 갖춘 잠수함에 실려 돌아다니면 마땅한 대응 체계를 찾기 어려운 비대칭 전략무기가 된다. 하지만 북한은 이번에 최신형 잠수함도 없이 SLBM의 수중 사출 실험을 했다. 그럼에도 그 결과는 위협적이라고 당국과 전문가들은 일제히 지적한다.

북한의 SLBM 개발을 추적해 왔던 조엘 위트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 객원연구원은 10일(현지시간) “북한이 SLBM을 실을 잠수함을 보유했는지는 의문”이라며 “가지고 있더라도 (이번 사출 실험에 사용한) 한 척 정도일 것”이라고 밝혔다. 위트 연구원은 또 “현재 북한이 보유한 잠수함은 대부분 노후한 디젤 잠수함으로 핵추진 잠수함은 당연히 없다”며 “이런 잠수함으로 태평양을 가로질러 미국에 접근해 미사일을 쏠 때까지 미국의 방어체계에 걸리지 않으리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로선 미국에 위협적이라고 볼 수 없다”고 분석했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선임연구위원은 “그간 신포 일대의 위성 사진에 등장한 잠수함을 보면 현실에선 SLBM 운반이 불가능한 절름발이 잠수함”이라며 “크기가 제한된 잠수함에 미사일을 탑재하다 보니 공간이 부족해 잠망탑까지 미사일 탑재 공간이 올라와 물속을 다닐 수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현재 최신 기술로 디젤 잠수함이 수중에서 버틸 수 있는 최대치는 2주 정도로 알려져 있다”며 “북한이 디젤 잠수함에 미사일을 장착한다 한들 물속에서 더 오래 견디는 핵추진 잠수함과 비교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반쪽 위협은 그럼에도 위협적이다. 북한은 저가의 깡통 무인기로 청와대 하늘을 뚫는 ‘싸구려의 위협’을 전력화했다. 또 과거 반쪽의 위협이 시간이 흐르며 현실화된 사례가 계속됐다. 위트 연구원은 “북한의 이번 수중사출 실험은 동북아엔 분명한 위협”이라며 “향후 전력화되면 괌까지 위협 대상“이라고 우려했다. 2012년 북한 열병식 때 등장한 KN-08을 놓고 일부 서구 전문가들은 ‘모형’으로 평가절하했지만 미국 정보당국은 올 들어 KN-08이 실전배치 초기단계라고 밝혔다. 양욱 위원은 “북한 잠수함이 노후하다고 손 놓고 있을 게 아니다”며 “아무리 노후한 잠수함 전력도 16대에 불과한 대잠초계기로는 역부족”이라고 우려했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mfem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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