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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만든 신문 인기 있어요"|서울마포신석국교에 「학급신문」2개 등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국민학생들이 학급친구들을 대상으로 자필신문을 만들어 팔고있어 주목을 끌고있다.
학생들사이에서 신문이라고 하면 으례 학교신문이나 기존신문사에서 발행하는 어린이신문이 대부분이었으나 최근들어 몇몇 국민학교에서 학급신문이 새로 붐을 이루어 이제는 친구 서너명이 모여 그룹으로 신문을 발행하기도 한다.
나포 신석국민학교 6학년9반의 경우 현재 남학생이 발행하는 자필신문과 여학생이 발간하는 「한가람신문」 이 팽팽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이들 자필신문은 8절지 갱지에 친구들의 소식을 모아 그림을 그려넣고 직접 글씨를 앞뒷면으로 써넣어 이를 지록스로 복사하는 것이다.
신문을 구독하려는 친구들의 숫자가 파악되면 복사를 해서 한장에 1백원에 판매한다. 고객은 당연히 같은반 친구들이나 다른반 급우들의 구독신청도 있다.
내용은 남학생신문이 팝송을 중심으로 가요순위·인기가수사진· 스포츠에 치중함에 비해 여학생신문은 학교소식·퀴즈·아이디어모집·옛날이야기등으로 그 성향이 크게 구분된다.
아동문학가 임기원씨는 『이둘 자필신문이 과거 등사판 신문과는 다른 일종의 지록스문화의 한현상』 이라 진단하고 『친구들이 만든 자신들의 얘기가 담긴 자발적인 신문이라는데서 호응도가 높다』 고 지적한다.
여학생 4명이 만드는 한가람신문은 한사람이 2백75원씩 출자해 만화그리기·원고수집·복사·글씨쓰기로 분류, 각자가 한 작업씩 맡은 다음 친구들의 의견을 파악하는 일부터 시작해 나간다. 친구들 안내소식도 싣고 옛날이야기· 영어단어외기· 그림그리기·고민을 상담하는 척척상담실·독자투고난으로 진행되는데 고객을 모으기위해 공책3권·연필3자루를 경품으로 내걸고 독자들의 반응을 기대하기도 한다.
한가람신문사 편집장 권인경양은 『학교신문이나 성인들이 만든 어린이신문은 활자가 작고 한문이 많을뿐더러 너무 딱딱해 인기가 별로 없어 6월20일 제1호를 발행했다』 면서 6명에 불과했던 독자가 20여명으로 크게 늘어났으나 독자투고가 적어 걱정이라고 한다.
특히 이들 신문의 70%는 만화로 표현되고있는데 정소은양은 『외국명작· 이솝우화· 격언등은 만화로 그려야 인기가 높다』 면서 신문이 상품걸린 날만 인기가 높아 속상하다고했다.
신문을 제작하는데 가장 어려운 점은 부모들의 이해가 부족해 편집회의를 열만한 장소가 없다는 것.
학교신문을 만둘고있는 이지은양 (은평국교 5년) 도 『어른들의 이해가 아쉽다』 면서 친구들에게는 이야기 동산중에서 추리소설이나 탐정소설, 그리고 숨은그림찾기· 낱말맞추기가 인기가 높다고 전한다.
엄기원씨는 『주변에 재미있는 일을 모아 글로 쓰는 이러한 자필신문은 가능한 그림을 많이 그려 흥미를 돋우거나 친구들의 동요나 일기를 실어 작문실력을 높이는 방안으로 자리잡아야 할것』이라며 『사회고발이나 비판보다는 주위의 아름다운 이야기,효도에 중점을 두고 선생님의 지도를 받아 그 맥을 이어야할것』이라고 강조한다.<육상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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