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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호 기자의 고민 많은 곰디] 폴 매카트니는 귀촌, 곰 디자이너는 '귀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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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 특별한 콘서트가 있었습니다. 바로 비틀즈의 멤버 폴 매카트니 공연이었습니다.

70세가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전성기 못지 않은 뜨거운 감동을 전해 주었습니다. 저도 라디오에서만 듣던 ‘헤이 주드’ ‘렛 잇 비’를 열심히 '떼창' 했습니다.

종로구 대림미술관에서는 폴의 아내였던 린다 매카트니 사진전도 열리고 있습니다. 제게는 전시된 사진들 중 비틀즈 해체 후, 스코틀랜드의 목장으로 잠시 이주해 누리던 평범한 생활을 담은 사진들이 제일 인상적이었습니다. 사진 속 린다는 평범한 엄마와 아내의 모습이었습니다. 세계적인 스타가 아닌 자연 속에서 여유롭게 지내는 가족의 시간들이 담겨 있었습니다.

이번주 강남통신의 커버스토리는 귀농, 귀어, 귀촌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2면의 메인 제목인 ‘전원이 준 가장 큰 선물 가족과의 시간...’ 을 보면서 사진전에서 본 폴 매카트니 가족의 모습이 생각났습니다.

요즘 사람들은 먹고살기 어려워 생활비를 줄이는 차원에서만이 아니라 여러 가지 이유로 시골로 내려간다고 합니다. 꿈으로만 생각했던 일들을 정말로 실행한 대단한 분들이 아닌가 합니다.

처음엔 강남통신 커버에 '도시인들의 꿈'이라는 의미를 담은 이미지 사진을 생각했습니다. 손으로 사각 프레임을 만들어 그 안에 농촌의 한가로운 이미지를 담아보려고 했죠. 하지만 마감 하루 전인 일요일 오후, 사진 기자와 함께 손으로 사각 프레임을 만들어 사진을 찍어봤는데 손이 지면을 너무 많이 차지한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귀농 귀촌이 아니라 손만 보이는 상황이 된 거죠. 결국 그 이미지는 포기했습니다.

팀원들 모두 모여 대안을 고민했습니다. 결국 1면 커버에는 '귀농, 귀어, 귀촌 중 내게 맞는 건 뭘까'라는 제목의 표를 그래픽으로 꾸며서 넣고, 2~3면에 그에 맞는 귀농, 귀어, 귀촌의 성공 사례를 찾아 볼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제 테스트 결과는 '귀어 타입'이라고 나오더군요.) 농촌의 싱그러운 이미지를 전하기 위해 인조잔디와 야채·과일을 표의 배경으로 구성했습니다.

이번 커버 기사를 보면서 귀농, 귀어, 귀촌에도 디자이너와의 협업이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골에서 무슨 디자인?'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귀촌 사례에 나온 문화 예술 동네도 있고 귀농을 해서 생산한 농작물 판매에 디자인을 접목하면 매출이나 브랜드 인지도 측면에서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디자이너와 농부가 함께 협업을 하면서 소비자와 생산자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판매 방식을 만들고, 디자이너들의 기발한 아이디어를 활용해 농산품을 브랜딩하는 거죠. 디자이너는 소비자가 농산품을 기억하기 쉽게 네이밍과 패키지 디자인을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쌀·고추장·된장 등 여러 가지 상품에서 재미있는 패키지들을 볼 수 있습니다.

이번 커버스토리를 보시고 나의 전원생활 타입을 한번 알아보세요. 가까운 미래에 폴 매카트니처럼 가족과 함께하는 전원생활을 꿈꿔 보시는 건 어떨까요.

※이주호 기자의 ‘고민 많은 곰디(곰같은 디자이너)’는 강남통신 제작 과정과 신문 디자인에 관한 이야기를 합니다.

강남통신 이주호 기자 lee.joo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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