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 '서른 살 잔치' 계속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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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타이거 우즈(미국)가 30일 만30세 생일을 맞는다. 가수 김광석의 노래처럼 '서른 즈음에'는 괜히 감상적이 되기 쉽지만 타이거 우즈는 반대다. 아무도 이루지 못한 20대를 보냈기에 30대에도 희망에 차 있다.

우즈는 20대에 올해의 선수상을 일곱 차례 수상했고 PGA 투어 46승, 메이저대회 10승을 거뒀다. 30승(메이저 7승)을 기록한 잭 니클로스의 20대 기록을 넘어서는 역대 최고의 성적이다.

우즈의 30대는 어떻게 될까. 우즈는 11월 일본 던롭피닉스 토너먼트에 참석했을 때 기자회견에서 "위대한 골퍼들의 전성기는 30대였다"고 말했다. 우즈가 30대의 잭 니클로스(38승.메이저 7승)와 같은 성적을 낸다면 통산 84승, 메이저 19승이 된다. PGA투어 최다승(82승.샘 스니드)과 메이저 최다승(18승.잭 니클로스)을 뛰어넘는다.

니클로스는 "나이가 들어야 골프를 어떻게 하는 줄 알게 된다"고, 아널드 파머는 "30대 들어 우즈는 유일한 약점인 드라이브샷의 정확도를 다듬을 수 있을 것"이라며 우즈의 선전을 예상했다.

그러나 우즈의 30대가 장밋빛 일색으로 채색될지는 미지수다. 골프 사상 가장 강력한 스윙을 구사하는 우즈는 스윙의 축이 되는 왼쪽이 좋지 않다. 이 때문에 벌써 두 차례나 스윙을 교정했지만 유연성과 근력이 떨어지면 다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골프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또 2세가 생겨 가족과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 그만큼 직업에 대한 열정도 줄어들게 된다. 우즈는 "결혼 후 삶의 균형을 맛보고 있다"고 했으나 그에게 강한 정신력을 가르쳐 준 아버지 얼 우즈는 이를 반대했었다.

우즈의 강한 자존심은 강점이자 약점이다. 우즈는 "최선을 다해도 이길 수 없다면 여기 있을 이유가 없다. 골프를 그만둘 것이다"고 누차 밝혔다. 20대처럼 압도하지 못한다면 조기 은퇴를 할 수도 있다는 뜻으로 들렸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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