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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초당, 공직자 목민·애민정신 교육 요람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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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다산 공직관교육에 참여한 공직자 30여 명이 강진군 만덕리 다산초당을 찾아 강의를 듣고 있다. 2011년 프로그램이 시작된 후 1만명이 넘는 전국의 공무원과 공공기관 임·직원이 다녀간 필수 강좌다. 사진=프리랜서 오종찬

“다산(茶山) 선생은 청렴정신을 세상에서 가장 많이 남는 장사로 꼽았습니다.”

 1일 전남 강진군 도암면 만덕리 다산초당(茶山草堂). 다산 공직관교육에 참여한 공무원 30여 명이 강의를 하던 훈장을 뚫어지게 바라봤다. 『목민심서』에 담겨진 다산 정약용(1762~1836)의 청렴 정신을 설명하는 강좌였다.

 “다산이 강조한 장사란 재물이 아닌 백성들의 칭송을 버는 일을 말합니다. 곧 탐욕은 세상에서 가장 밑지는 장사라는 뜻이 됩니다” 훈장인 안종희(65) 문화관광해설사의 말에 유생복을 입은 교육생들이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강의 내용을 놓칠세라 부지런히 받아적는 모습들도 눈에 띄었다.

 강진에서 진행되는 다산 공직관 교육이 전국 공무원들의 필수교육 과정으로 자리매김했다. 2박3일 동안 공직자들에게 목민(牧民) 정신과 애민(愛民) 사상을 심어주는 프로그램이다. 교육 프로그램을 시작한 지 5년 여 만에 전국의 공무원과 공공기관 임·직원 1만573명이 거쳐갔다.

다산의 동상 앞에서 다산의 청렴정신을 배우고 있는 공직자들. 사진=프리랜서 오종찬

 매주 수요일 시작되는 강좌는 공직의 가치를 돌아보게 하는 성찰의 시간이다. 강의 위주의 기존 강좌와는 달리 체험을 통해 공직자의 자세와 청렴의 중요성을 배운다. 당일이나 1박2일 일정으로 진행되는 다산청렴체험프로그램에 참여하려는 공공기관들도 많다.

 강진군이 공직자를 대상으로 한 다산 교육을 한 것은 2011년 행정자치부와 업무협약(MOU)을 맺으면서부터다. 유배 생활 중 『목민심서』 『경세유표』 등 명저를 남긴 다산의 정신을 조명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다산초당과 사의재 등 다산 관련 유적들을 강조한 콘텐트들도 만들었다. 다산초당은 18년간 강진에서 유배 생활을 한 다산이 집필 활동을 한 곳이다. 사의재는 강진으로 온 다산이 주막집 주인 할머니(주모)의 배려로 4년 동안 기거하며 제자들을 가르치던 곳이다.

 다산 교육이 인기를 끄는 것은 참가자별 특성을 고려해 맞춤형으로 운영하기 때문이다.

크게 공직자와 일반인으로 프로그램을 구분해 운영한다. 공직관 교육과정은 공직자의 기본 덕목인 청렴사상을 강조한다. 교육생들 스스로 『목민심서』 를 낭독해보고 강의를 들으며 청렴에 대해 토론을 한다. 다산이 쓴 시와 말씀 낭독, 매조도 그리기 등은 특화된 강좌다. 유생복을 입고 참여하는 다산초당 체험과 천일각 편지쓰기 등도 호응도가 높다.

 일반인들은 다산 사상을 스토리텔링한 테마형 프로그램에 참가하게 된다. 다산이 유배될 때를 가정한 상황극이나 다산초당 서당체험, 다산과 관련한 문답식 강의 등으로 꾸며진다. 백련사 주지스님이 들려주는 다산의 차 이야기와 다산 퀴즈도 인기를 얻고 있다.

 다산초당에서 2㎞가량 떨어진 다산기념관에도 공직자들과 일반인들이 몰린다. 지난해 7월 강진군 도암면에 문을 연 기념관에는 다산의 흔적이 담긴 저술과 친필 편지 등 284점이 보관돼 있다. 다산의 삶을 한자리에 모아놓은 제1종 전문박물관이다.

 최경호 기자 ckh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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