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조우현 3점슛 7방 '눈 오는 밤 오리온스 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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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오리온스가 68-71로 뒤진 4쿼터 6분20초쯤이었다. 오리온스 김승현이 LG 드미트리우스 알렉산더의 볼을 가로채 백인선에게 패스했다. 백인선의 3점슛이 빗나가자 김승현이 리바운드를 따냈다. 그 공을 다시 오용준에게 던졌고, 멋지게 3점슛이 터졌다. 72-71 역전됐고 분위기는 오리온스 쪽이었다. 그러나 LG 조우현(사진)이 모든 것을 뒤집어 놨다. 조우현은 4쿼터 6분34초부터 연속 3개의 3점슛을 림에 꽂아 넣었다. 79-72 LG의 재역전. 경기 종료 2분을 남겨놓은 시점이었다.

프로농구 LG가 22일 창원 홈경기에서 조우현(24득점.3점슛 7개)의 폭발적인 막판 3점슛에 힘입어 김승현(21득점.8어시스트).오용준(20득점)이 분전한 오리온스를 89-82로 꺾었다. LG는 단독 4위(12승10패)를 지켰다.

16일 삼성전에서 국내 선수로는 올 시즌 첫 트리플더블을 기록한 '어시스트하는 포워드' 현주협(13득점.6어시스트)과 경기당 9개 이상의 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는 '넘버 원 포인트가드' 김승현. LG와 오리온스 모두 경기를 조율할 줄 아는 선수가 있었다. 이날 경기에서도 두 선수는 열심히 밥상을 차렸다. 문제는 '그것을 넙죽 받아먹을 수 있는, 득점력 있는 선수가 얼마나 있는가'하는 것이었다. LG는 이 문제를 알렉산더(26득점)와 조우현이 잘 풀어냈다.

2쿼터 중반까지는 LG의 압도적인 리드였다. 2쿼터 5분여, 알렉산더는 이미 2쿼터에만 10득점을 올렸고 LG는 37-19로 앞서 나갔다. 오리온스 포인트가드 김승현은 부지런히 득점 기회를 만들었지만, 골을 넣어줄 선수가 부족했다. 반면 LG는 외곽에서 조우현, 내곽에서 알렉산더가 꾸준히 득점했다. 오리온스가 녹다운되는 듯했다. 그 순간 부상 중인 김병철을 대신해 출장한 오용준이 연거푸 2개의 3점슛을 성공시키며 공격의 실마리를 풀어줬다. 오리온스는 이때부터 압박 수비를 펼쳤다. LG는 연속 4개의 턴오버를 범했다. 그 사이 오리온스는 18점을 쏟아부었고, 2쿼터는 LG가 겨우 3점 앞선 41-37로 끝났다. 이 후 팽팽한 접전이 이어졌지만 조우현의 3점슛이 터지면서 승부의 추는 LG로 휘청 기울었다.

강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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