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상품권 가짜 조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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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회사원 郭모(35.서울 면목동)씨는 이달 초 어버이날을 앞두고 한 백화점 주변 구둣방에서 10만원짜리 백화점 선불카드(PP) 상품권을 9만3천원에 사 부모님께 선물했다.

그런데 이틀 후 부모님에게서 뜻밖의 전화가 왔다. "백화점에 갔더니 상품권이 가짜라고 하더라"는 것이었다.

郭씨는 구둣방에 가서 카드를 바꿔달라고 요구했지만 구둣방 주인은 "내가 언제 팔았느냐"며 교환을 거부했다.

백화점 카드상품권 수만장을 위조, 이 중 일부를 유통시킨 일당이 검찰에 붙잡혔다.

서울지검 북부지청 형사6부(부장검사 李昌世)는 28일 70억원 상당의 백화점 카드 상품권을 위조해 판매하려 한 혐의(위조유가증권 행사 등)로 金모(38)씨 등 2명을 구속하고, 공범인 육군 모 부대 상사 高모(31)씨를 군 수사기관에 넘겼다.

金씨 등은 지난 3월 L백화점의 10만원권 카드상품권 7만장을 위조한 뒤 지난 22일 6만8천장을 상품권중개상 趙모(48)씨 등에게 팔려다 붙잡혔다.

검찰은 나머지 2천장은 구둣방 등을 통해 이미 시중에 유통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L백화점 소비자불만센터에는 최근 1천여장의 위조 카드상품권이 접수됐다고 검찰은 덧붙였다.

위조 카드상품권은 뒷면의 색깔과 광택의 미세한 차이 외에는 눈으로 봐선 진품과 구별하기 힘들다. 하지만 카드의 마그네틱 선에 정보가 입력돼 있지 않아 실제 사용할 수 없다.

金씨 등은 검찰에서 "중국에서 컴퓨터스캐너를 이용해 상품권과 같은 모양을 만들어내고 카드 뒷면을 알루미늄 코팅하는 방식으로 위조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검찰은 카드 수만장이 쉽게 통관될 수 없는 점으로 미뤄 국내에서 위조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金씨 등을 추궁하고 있다.

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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