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압계 동서로 막힌 '블로킹 현상' 찬공기가 따뜻한 해수 만나 '펑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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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호남 지역에 강한 돌풍을 동반한 눈보라가 몰아쳐 광주시청 앞에 설치한 디자인비엔날레 기념조형물이 쓰러졌다. [광주=뉴시스]

전북 정읍에는 4~21일 중 12일 동안 눈이 내렸다. 이 기간 중 내린 눈의 양을 합하면 154㎝에 이른다. 정읍뿐 아니라 호남과 충남 서해안 지역에는 4일부터 많은 눈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21일 호남 지역에 내린 눈은 이 지역 사상 최고의 폭설로 기록됐다. 부안과 순천은 1983년과 94년에 세워진 신적설(하루에 내린 눈의 양)을, 정읍과 광주는 지난 4일 기록했던 최고 신적설을 갈아치웠다.

서해안 지방에 폭설이 집중되는 것에 대해 기상청은 우리나라 상공에 찬 공기층이 계속 머물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달 초부터 북반구 약 5㎞ 상공에서 기압계가 동서로 흐르지 못하고 막혀 있는 블로킹 현상이 생겼다. 이 때문에 북극 쪽에 치우쳐 있어야 할 찬 공기가 동아시아로 뻗어 있는 상태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찬 공기가 바람을 따라 서해를 건너오면서 강한 눈구름이 형성되고 있다.

기상청 전준모 통보관은 "섭씨 영하 10~20도의 찬 공기와 영상 10도 정도의 따뜻한 해수면이 만나면서 해수의 증발로 구름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 통보관은 "이번 눈은 22일까지가 고비이고, 23일엔 서해안 일부 지방에만 눈이 조금 온 뒤 다음주 초까지는 눈 소식이 없겠다"고 밝혔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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