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질환|액취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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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여름철이 되면 남다른 고민을 해야하는 사람들이 많다. 겨드랑이에서 심한 냄새가 나는 액취증 환자들이 이에 속한다고 볼수 있다.
겨드랑이에서의 냄새는 사실 누구나 나는것으로 이것이 개인의 고유한 체취가된다. 다만 그 정도의 차이가 있어 어떤 사람은 법적으로 심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는 것이다.
또 어떻게 보면 이것은 동물이 갖는 자연스러운 냄새라고도 볼수 있다. 동물은 이러한 냄새로 이성을 끌어 종족유지를 실현시키고 있다. 예를 들면 발정기의 사향사슴 암컷은 수백km까지 냄새를 풍겨 수컷에 자신의 존재를 알린다.
액취증은 겨드랑이에 분포되어 있는 아포크라인선에서 나오는 땀이 정상적으로 겨드랑이 피부에 서식하고 있는 세균 또는 곰팡이 균에의해 분해되면서 특유한 냄새를 만들게 된다.
그러면 왜 같은 땀을 흘리면서도 이런 차이가 나타나는가. 일부 학자들은 겨드랑이에 존재하는 세균의 차이로 설명하지만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몇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것으로 보인다.
첫째는 인종에 따른 차별이다. 액취증이 심한 인종을 순서대로 보면 흑인·백인(아랍인·인도인등 코카시안종포함)·황인종순이다. 여담이지만 동물에서의 고유체취가 심한 것을보면 냄새가 덜한 황인종이 진화론적으로 보아 가장 진화된 인종이라고도 볼수있다.
두번째는 액취증이 유전적인 양상을 보인다는 점이다.
부모에 액취증이 있을때 자녀에서도 액취증이 나타나는것을 흔히 볼수 있는데 남녀의 빈도는 남자쪽에서 더많이 나타난다.
이런점으로 보아 액취증이 심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근본적으로 아포크라인선에서 나오는 땀의 양과 성분에 차이가 있다고 볼수 있다. 또 그 성분과 양은 유전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말할수 있다.
아포크라인선뿐만 아니라 에크라인선, 즉 몸전체에서 나는 땀도 사람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그래서 어떤사람은 땀을 전혀 흘리지 않는데 다른 사람은 땀을 뻘뻘 흘리는 경우도 있다.
액취증의 원인이 인종적·유전적 소지와 겨드랑이에 생존하는 미생물에 의해 생기는만큼 그 치료는 간단치않다.
4∼5년전 미모의 신혼여성이 이 문제로 진찰을 받으러온 일이 있다. 남편으로부터 냄새에 대한 불평을 듣고 찾아왔다는 이 여인은 정말 냄새가 심해 조금만 움직여도 심한 악취를 풍겼다. 그래서 액취증에 대한 설명을 해주고 역시 근치법은 외과적으로 아포크라인선을 절제하는 길뿐이라는 것을 알려줬다. 이 여인은 수술경과가 좋아 그후 액취증에 시달리지 않게됐다.
수술법외에 국소적으로 항균제나 또는 악취제거제를 바르는 수도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일시적인 방편에 지나지 않는다. <김영균><전남대의대 피부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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