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메시' 이승우? 문제는 체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8면

수원 JS컵 우루과이전에서 후반 6분 결승골을 넣은 이동준(왼쪽)과 환호하는 이승우. [수원=뉴시스]

‘리틀 메시’ 이승우(17·바르셀로나)가 18세 이하(U-18) 축구대표팀 데뷔전을 ‘절반의 성공’으로 마무리했다.

 이승우는 2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루과이 18세 이하 대표팀과의 2015 수원 JS컵 1차전에서 한국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장해 후반 17분까지 62분을 소화했다. 가능성과 과제가 함께 드러난 경기였다. 이승우는 한 뼘 이상 키가 큰 우루과이 수비진을 뚫지 못해 고전했다. 상대 선수들의 의도적인 몸싸움에 여러 차례 나뒹굴었다. “동료들보다 한 살 어리다는 사실을 연습경기를 통해 재확인했다”던 울리 슈틸리케(61) 축구대표팀 감독의 평가를 떠올리게 했다. 한국이 후반 6분 이동준(18·숭실대)의 선제골을 앞세워 1-0으로 승리했지만, 이승우는 상대 수비진의 집중 견제 속에 단 한 개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화려한 돌파와 톡톡 튀는 개성은 여전했다. 전반 35분께 상대 진영 중간 지점에서 아크 오른쪽까지 수비수 두 명을 달고 35m 가량 질주해 팬들의 환호를 받았다. 지난해 9월 일본과의 아시아 U-16 챔피언십 8강전에서 70m를 드리블해 상대 선수 6명을 따돌리고 골을 터뜨린 장면을 연상시켰다. 동료 선수들과 패스를 주고받다 원하는 방향으로 공이 오지 않자 발을 동동 구르며 강하게 어필하는 모습이 여러 차례 눈에 띄었다. 이동준의 결승골이 터진 직후엔 슬라이딩 세리머니를 함께 하며 기쁨을 나눴다.

 이승우는 바르셀로나 후베닐A(17~19세팀) 소속이지만 유소년 이적 규정을 어겨 내년 1월까지 공식 경기에 뛰지 못한다. 안익수(50) U-18 대표팀 감독은 오는 10월 칠레에서 열리는 17세 이하 월드컵을 앞두고 이승우의 실전 감각을 키워주기 위해 18세팀에 소집했다. 이승우는 내셔널리그 클럽 경주한국수력원자력, 대학축구 강호 고려대와의 연습경기에서도 화려한 드리블을 선보였지만 몸싸움 능력 부족을 드러냈고 골을 넣지 못했다. 안정환(39) 본지 해설위원은 이승우에 대해 “재능을 성인까지 유지한다면 성공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췄다”면서도 “그 나이 때는 과도한 칭찬이나 질책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팬과 언론의 지나친 관심을 경계했다.

 안 감독은 경기 후 “(이)승우가 몸싸움에 약점을 드러냈지만, 훈련 과정에서 나타났던 문제점이고 예견됐던 상황들이다. U-18 대표팀 멤버로 첫 공식경기라는 부담감도 컸을 것”이라면서 “그런 점들을 보완하기 위해 우리 팀에 포함시켰다. 좀 더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바르셀로나 팀동료 백승호(18)는 후반 27분 교체 투입돼 경기 종료시까지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을 소화했다.

 앞서 열린 벨기에와 프랑스의 경기는 3-3 무승부로 끝났다. 한국은 다음달 1일 벨기에, 3일 프랑스를 각각 상대한다.

수원=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