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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mily건강] 두통 방관 땐 진짜 두통거리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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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 병원에 반드시 가야 할 두통

- 새로운 형태의 심한 두통이 갑자기 시작됐다
('이렇게 아픈 것은 처음이다'. '망치로 맞은 듯 심한 두통이 갑자기 나타났다' 등)
- 두통이 수일 또는 수주에 걸쳐 점차 심해진다
- 일반 진통제를 며칠 복용했지만 증상 호전이 없다
- 과로.긴장.기침.용변 후 또는 성행위 뒤 두통이 나타났다
- 50세 이후 처음으로 두통이 시작됐다
- 구역과 구토가 동반되고 구토 증상이 점차 심해진다
- 열이 나고 목이 뻣뻣하며, 전신 무기력, 근육통, 관절통 등이 있다
- 점차 시력이 떨어지고 팔.다리에 힘이 없거나 걸을 때 균형을 잡기 힘들다
- 의식이 떨어져 혼미하고, 자꾸 졸거나 자려고 한다
- 과거 경련발작을 했던 적이 있거나 머리를 다친 뒤 두통이 발생했다
- 임신 중이거나 암으로 치료 중이다
※ 의심되는 질환: 뇌출혈, 지주막하출혈, 뇌종양, 뇌정맥혈전, 뇌수막염 등

자료:대한두통학회

*** 긴장형 두통 또는 편두통을 예방하려면

- 수면은 충분히, 그러나 지나치지 않도록 한다
- 식사를 거르지 않는다(최소 6시간 이상 빈속은 두통 유발)
- 운동을 규칙적으로 한다
- 술.카페인을 가능한 한 피한다
- 같은 자세로 너무 오래 앉아 있지 않는다
- 두통약을 과용하지 않는다

두통은 정말 두통거리다. 삶의 의욕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심하면 우울증에 대인 기피현상까지 온다. 대부분의 두통은 생명과는 무관하지만 때론 화급을 다투는 응급질환의 경고사인일 수도 있다. 특히 겨울철 갑작스럽게 나타나는 두통은 자칫 죽음을 예고하는 증상일 수 있으므로 경계 대상이다.

#두통의 종류와 원인=두통의 종류는 다양하다. 두통의 지속기간, 통증의 위치와 양상이 천차만별이다. 따라서 머리가 아프면 가장 먼저 판단해야 할 일은 '내 두통이 1차성인가, 아니면 2차성인가'를 가려내는 일이다.

1차성은 의학적인 검사를 해보아도 뾰족한 원인을 찾지 못하는 두통이다. 편두통, 긴장형 두통 등이 그것. 2차성은 뇌종양.뇌출혈 등 뇌의 병뿐 아니라 열.약물 등 어떤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두통. 대체로 1차성은 생명과는 관계없지만 2차성은 원인이 제거되지 않으면 치료가 안 되고, 생명을 위협받기도 한다.

고려대 안암병원 신경과 오경미 교수는 "두통은 뇌를 감싸는 막이나 근육.눈.안면 신경 등이 자극을 느끼는 것"이라며 "따라서 원인을 밝히지 않고 진통제만 먹는 것은 병을 키우는 행위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생명을 잃을 수 있는 두통의 원인으로는 뇌종양이나 뇌염.뇌수막염.외상에 의한 뇌출혈 등 다양하다. 한두 달 내 두통이 심해지거나, 열이 심하고 의식이 혼미해지는 등 전신 상태의 변화가 함께 나타날수록 위험하다.

#편두통도 무시하지 말아야=편두통은 삶의 질을 떨어뜨리지만 생명과는 무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문제는 편두통이라는 단어의 의미 때문에 다른 질환을 편두통으로 오해하는 것.

의정부성모병원 신경과 박정욱 교수는 "한쪽 머리에 두통이 있다고 해서 모두 편두통이 아니다"며 "드물지만 동맥류와 같은 동정맥 기형, 혈관벽이 갈라지는 혈관 박리와 같은 질환도 증상이 비슷하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미국 임상의사협의회 자료에 따르면 40~84세 편두통 환자의 80%가 심장질환, 말초혈관 질환, 뇌혈관계 질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45세 이하 뇌졸중 환자의 25%가 편두통이 원인이라는 조사결과도 있다. 편두통 증상을 방치하면 혈소판이 응집되고 혈관이 수축돼 뇌졸중이 발병하기 쉬운 조건이 된다는 것.

위험한 편두통 감별 기준은 발병시기와 양상. 평소 없던 편두통이 갑자기 나타났다거나 길게는 3일 이상 지속하면 전문의 도움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병원을 찾아 간단한 혈압, 뇌 혈류검사를 받도록 하자.

일반적인 편두통은 머리가 쿵쿵 울리듯 아픈 박동성이고, 두통이 하루 이상 지속하다 사라진다. 여성의 경우 월경과 관련된 편두통도 있다. 에스트로겐이라는 여성호르몬이 늘어나는 월경 시작 전후 이틀간 집중적으로 나타난다.

#겨울에 나타나는 위험한 두통=대표적인 겨울 두통은 기침 두통과 한랭자극 두통이다. 이름 그대로 기침을 심하게 한 뒤, 또는 추위에 노출된 뒤 두통이 발생한다. 하지만 원인이 없어지면 5~10분이면 사라진다. 근육의 긴장과 혈관수축이 원인일 것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기전은 밝혀지지 않았다.

생명을 다투는 두통은 추위로 갑자기 혈압이 올라가 뇌동맥류가 터지는 지주막하출혈이나 뇌출혈이다. 강남성모병원 신경과 김영인 교수는 "교감신경이 흥분해 혈압을 높이는 데다 혈관이 좁아져 잠재해 있던 혈관의 취약한 부위가 터진다"며 "평소 혈압이 높은 사람은 각별히 조심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수축기 혈압이 180㎜Hg 이상, 이완기 혈압 120㎜Hg 이상이면 고위험군, 수축기 160㎜Hg, 이완기 110㎜Hg이면 요주의 군이다.

뇌출혈이 시작되면 사전 증상으로 '머리가 띵하다''어지럽다'고 호소하기도 하고, 벼락 치듯 한 두통이 오기도 한다. 갑작스러운 뇌압 상승으로 뇌조직이 팽창해 통증을 느끼는 감각 신경을 압박하기 때문. 반면 뇌경색은 서서히 혈관이 막히기 때문에 두통보다는 편마비나 언어장애가 먼저 나타난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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