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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1) 피부질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여름철 질환중 가장 많은 사람이 고생하게 되는 것을 들라면 아마「무좀」이라는 대답이 제일 많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된다.
무좀은 균에 의해서 생기는 피부병의 일종으로 전염성이 있으므로 우선 감염을 막는데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무좀을 일으키는 균은 우리가 흔히 곰팡이라고 부르는 진균으로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진균은 떡곰팡이·메주곰팡이·누룩곰팡이·식초곰팡이 등 아주 많은데 어떤 곰팡이는 사람에게 기쁨을 주는 술을 만들어 주고 어떤 곰팡이는 병을 만들어 주니 선과악을 같이 갖고있는 셈이다.
무좀균은 손바닥·손가락·손톱·머리카락 등 우리몸 어느곳이나 각질화된 곳이면 병을 일으킬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발바닥이나 발가락사이에 많이 생긴다.
무좀은 처음에는 작은 물집이 생기는 것으로 시작되나 시간이 지나면 염증성으로 이행, 환부가 붉어지고 붓는 증상이 나타나며 몹시 가렵다. 증상이 더 진행되면 물집이 터지고 피부 위층이 벗겨져 살이 드러나 통증을 느끼는 단계가 되며 심할 때는 피부가 떨어져 나가기도 한다.
그런데 무좀이 심해서 병원을 찾아오는 환자들을 보면 무좀 그 자체 때문이 아닌 경우가 허다하다. 대부분은 환부를 너무 긁어 2차 세균감염을 일으켰거나 환자자신이 민간요법이나 올바르지 못한 치료를 하다가 접촉성 피부염·단독·조직염·임파선염으로 바뀐 다음에야 너무 괴로와 병원을 찾는다.
때로는 무좀이라고 찾아온 환자를 진찰하다가 다른 병을 발견할 수도 있다. 필자의 경험으로는 무좀치료를 받으러온 환자가 제2기 매독진인 것을 발견한 일도 있고 당뇨병성 궤양·농포성건선·한포진으로 밝혀진 일도 여러번 있었다. 따라서 무좀을 치료하려면 우선 그것이 정확하게 피부사상균이나 칸디다균에 의한 무좀인가 아닌가를 확인하는 일부터 해야한다.
일단 무좀임이 확인되면 올바른 약재를 꾸준히 바르는 것이 중요하다. 약제를 발라 무좀이 좀 가라앉은것 같으면 성급하게 사용을 중단해 다시 재발되는 일이 많다. 무좀은 완전히 나은것 같아도 아주 전멸될 때까지 충분한 치료를 해야만 한다.
약제를 쓸 때나 아니면 무좀을 예방할 때는 생물생존 조건을 나쁘게 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생물생존의 4대 조건은 적당한 온도·습도·영양·내외적 환경인데 여기서 무좀을 예방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습기의 제거다. 즉 항시 발을 건조하게 하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김영표<전남대의대 피부과장>

<필자약력> ▲58세 ▲전남대의대졸(피부생화학·진균학) ▲전남대의대부속병원장, 대한피부과학회장, 대한나학회장 등 역임 ▲현 전남대의대교수겸 부속병원 피부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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