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파 위에서 잠자는 사람 많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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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대폰·컴퓨터 사용에 따른 전자파의 부작용에 대해서는 대부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자면서 내내 사용하는 매트에서 나오는 전자파에는 무관심해 문제다. [카멜프레스=오재혁]

새집증후군에 대한 관심이 높다. 새집증후군이란 건축자재.벽지 등 마감재에서 나오는 휘발성 유기화학물질이 인체에 미치는 나쁜 영향을 말한다. 요즘은 다들 이를 알고 있어 그 해결 없이는 아파트 분양이 불가능할 정도가 되었다.

휴대폰에서 발생하는 전자파의 유해 여부는 아직도 세계적인 논란이 되고 있다. 컴퓨터.TV 등에서 나오는 전자파도 마찬가지다.

전자파의 영향이나 새집증후군은 그 영향 물질에 노출된다고 해서 곧바로 나타나는 게 아니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 장시간 노출되기 마련이고 질병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아 문제다.

전자파는 전기와 자기의 흐름에서 발생하는 전자기 에너지를 말한다. 전기장과 자기장이 주기적으로 바뀌면서 생기는 파동이다. 전자파와 질병과의 인과관계 여부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여러 논문과 실험, 법적 다툼 등에서 유해 주장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유방암의 원인이 된다는 주장도 나왔다.

휴대폰.컴퓨터보다 더 오래 사용하지만 거기서 발생하는 전자파에 대해 무관심한 게 있다. 겨울철에 많이 사용하는 매트나 전기장판 등이다.

매트나 전기장판은 전기로 열을 낸다. 당연히 전자파가 발생하게 돼있다. 여기서 발생하는 전자파의 영향은 휴대폰이나 컴퓨터 모니터에서 나오는 것과는 차원을 달리한다. 잠자면서 내내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인체에 노출되는 시간이 휴대폰.컴퓨터보다 훨씬 길다. 휴대폰이나 컴퓨터 모니터에서 나오는 전자파는 몸의 일부에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매트나 전기요는 온몸에 밀착된 상태에서 사용돼 접촉 부위가 훨씬 더 넓다.

단국대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김윤명 교수는 2003년 6개 회사의 매트와 전기요의 전자파 방출 여부에 대해 조사했다.

"집집마다 하나둘은 가지고 있어요. 특히 겨울철 사용이 많지만 사용자 대부분이 방출되는 전자파에 대해서는 무관심해요." 김 교수는 조사 동기를 설명한다.

조사 후 김 교수는 하나의 제품에 주목하게 됐다. 다행히 대부분의 제품들이 정통부의 허용기준치는 넘지 않았다. 그러나 그 중 유독 한 제품은 전자파의 방출량이 거의 없었다. 자계의 경우 다른 제품의 100분의 1, 전계의 경우 10분의 1에 불과했다.

바로 '쉴드라이프 건강매트'였다. 김 교수는 궁금해 이 제품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그 매트는 이력이 흥미로웠다. 국내에서 만들었으나 국내에서는 팔리지 않고 전량 미국에서 판매되고 있었다. 미국 시장 점유율 1위였다. 미국회사 오리온전자가 개발,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한국에서 생산, 미국 시장에서 연간 5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었다.

미국 회사지만 오리온 전자의 사장은 한국인이었다. 이 매트의 개발자 이명준(57) 씨였다. 이 사장은 대학 졸업 후 1975년까지 인천시립전문대에서 교수를 지냈다. 삼천전기.제일전기 등의 회사에서 연구원으로 일하기도 했다. 이 사장은 1995년에 갑상선항진증 진단을 받고 치료차 미국으로 갔다. 미국에서 삼천전기의 프로젝트를 하면서 오티스 미국 NEC 회장과 알게 됐다.

"미국인들은 송전소 근처의 집은 사지 않을 정도로 전자파에 관심이 많다. 전자파가 없는 집을 개발해 보라." 엔지니어로서 자신이 있었던 이 사장은 오티스 회장의 말에 자극받아 오리온전자를 설립하고 연구.개발에 나섰다.

이 사장은 전자파를 거의 완벽하게 잡아내는 매트 개발에 성 공하고 그 기술로 미국과 한국에서 특허 등록했다. 까다로운 국제안전규격도 통과했다.

파장을 교차 상쇄함으로써 발생하는 전자파를 99%까지 잡아내는 특수 3중 발연선을 두었다. 이를 배출하는 구리망 등 2중 전자파 제거구조로 전자파를 없앴다.

"미국인들은 주로 침대 생활을 하는 데 매트가 먹힐까?" 이 사장은 걱정도 했다. 하지만 쉴드라이프는 시장에 나오자마자 주문이 이어졌다. 1997년 미국 LA에 1호 매장을 낸 후 3년 만에 미국 전역에 걸쳐 1500여 곳의 판매망을 갖췄다.

이 사장은 미국 시장의 기반을 바탕으로 한국시장에 진출키로 하고 쉴드라이프코리아를 설립했다. 지난해 인천에 공장을 세웠다.

"건강과 안전에 민감한 미국인들이 바싸도 사는 물건이니 품질에는 자신합니다." 기획팀 이진화 과장의 말이다.

이 사장은 "한국인들은 침대생활을 하는 미국인보다 매트를 더 선호해 국내 시장은 연간 5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라고 말했다. 쉴드라이프는 내수시장에 본격 런칭키로 하고 대리점 모집에도 나서고 있다. 080-657-9966.

(조인스닷컴 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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