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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트렌드] 자녀와 함께 블록 요리조리 옮기며 소방서, 예쁜 집 짓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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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세 여자 아이 2명이 서울 청담동에 있는 키즈 카페에서 ‘레고 프렌즈 41095 엠마의 집’을 가지고 놀고 있다.

상상력·창의력 키우는 레고

1932년 덴마크에서 처음 만들어진 레고는 올해로 83년의 긴 역사를 자랑한다. 지난 한 해 동안 생산된 블록 수만 해도 약 600억 개. 작고 네모난 블록은 어떤 힘을 지닌 걸까. 아이들은 자유자재로 블록을 조립해 자신만의 집과 거대한 도시를 만들며 성취감과 즐거움을 얻는다. 어린이날을 맞아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워 줄 레고를 선물해 보는 건 어떨까.

블록은 튼튼한 벽돌과 같은 역할을 한다. 아이들은 블록을 이용해 다양한 건물을 짓고 자동차·배와 같은 일상생활에서 볼 수 있는 사물을 표현한다. 이처럼 서로 다른 블록을 끼웠다 맞추며 상상했던 물체를 마음껏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장점 중 하나다. 레고 공식 자료에 의하면 2x4 크기 블록 6개로 만들 수 있는 조합의 수만 해도 9억1500만여 가지.

지금까지 생산된 블록 수는 무려 7600억 개 정도다. 모든 블록을 줄지어 세우면 지구에서 달까지 아홉 번 왕복할 수 있는 거리다. 사람의 형상을 한 레고 미니 피규어는 지난해 50억 개가 생산됐다. 50억 개의 미니 피규어를 나란히 세운다면 서울에서 부산(약 400km)을 35번 왕복할 수 있는 거리다. 레고 자동차 안에 들어가는 타이어는 지난해 6억5000만 개 정도 만들어졌다.

 레고는 단순한 장난감을 넘어 독창적인 작품을 구축하는 소재로도 애용됐다. 영화 ‘스타워즈’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레고를 이용해 영화 속 전투기를 실제 크기로 제작했다. 2013년 체코에서 만들어진 ‘레고 전투기’는 높이 3.4m, 길이 13m로 500만여 개의 블록이 합쳐졌다. 지난해 2월 개봉된 영화 ‘레고 무비’ 역시 주목할 만하다. 영화 주인공은 레고 피규어이고 배경은 모두 레고 블록으로 제작된 건물이다. 영화는 정지하고 있는 물체를 조금씩 이동하며 촬영해 계속 움직이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기술인 스톱 모션(Stop motion) 기법을 이용했다. 그 때문에 레고 피규어가 사람처럼 움직이고 자연스럽게 말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레고를 선택하기 전 부모들은 고민한다. 블록의 개별 단위는 모두 비슷하지만 블록 조립의 배경이 되는 레고 테마는 도시부터 우주·스포츠·해적까지 다양하기 때문이다. 매년 아이에게 다른 주제의 레고를 선물하는 주부 김지영(서울 논현동·44)씨는 “처음으로 레고를 접하는 아이에게는 스토리가 명확한 것보다 마을, 배 등 아이들이 원하는 주제를 만들 수 있는 제품을 선택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주제별로 레고를 선물할 때는 각 주제의 특징을 정확하게 파악한 후 아이 성향에 맞는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 ‘레고도시’는 레고의 대표적인 상품으로, 경찰서·소방서·공사 현장 등 남아들이 좋아하는 주제로 제작됐다. 실제 우리가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건물과 상황들을 표현할 수 있다. ‘레고 도시’의 한 주제인 ‘레고 시티 60076 대형 데몰리션 현장’(아래 오른쪽 사진)에선 커다란 레고 크레인을 휘둘러 건물을 부수고 장난감 다이너마이트를 설치해 신호에 따라 터뜨리는 것을 체험할 수 있다.

아이 성향 정확히 파악한 뒤 고르길

여아들을 위한 주요 제품으로는 ‘레고 프렌즈’가 있다. 아이들이 학생·쇼핑객 등 주요 역할놀이를 할 수 있도록 캐릭터와 스토리가 짜여 있다. 가상의 공간인 ‘하트레이크 시티’를 배경으로 각기 매력이 다른 다섯 명의 여자 친구들의 우정을 주제로 만들어졌다. 기존 레고 제품에서 찾아볼 수 없는 파스텔톤의 블록과 거울·손가방·빗 등 여아들이 좋아하는 아기자기한 미용 소품도 포함돼 있다.
‘레고 프렌즈’의 한 주제인 ‘레고 프렌즈 41095 엠마의 집’(아래 왼쪽 사진)은 주인공 ‘엠마’와 그 가족들이 살고 있는 집을 보여준다. 실제 집처럼 주방·마당 등의 공간까지 표현했다. 미용 소품과 아빠, 엄마, 엠마의 미니 피규어가 들어 있어 역할놀이를 할 수 있다. 여덟 살 딸을 둔 주부 이금란(서울 서초동·40)씨는 “아이가 완성한 레고 작품은 거실에 놓이는 중요한 전시품”이라며 “아이가 레고를 시작한 후 머릿속으로 끊임없이 생각하는 시간이 늘면서 성격이 많이 차분해졌다”고 말했다.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사진=신동연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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