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쓰는 전기레인지 가격차 12배…소비전력 2배 격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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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가스레인지 대신 수요가 늘고 있는 전기레인지의 성능과 가격이 제품별로 천차만별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레인지는 전자레인지와는 다른 주방기기로, 전기로 열을 발생시키는 ‘직접 가열방식(핫플레이트)’과 전자파를 이용한 유도전류로 가열하는 ‘인덕션방식(그릇을 가열)’으로 구분된다. 소비자시민모임(소시모)은 시중에서 소비자에게 인기가 높은 7개 브랜드의 전기레인지 제품을 조사한 결과 3개 제품이 기준규격 일부항목에 부적합했다고 27일 밝혔다.

조사대상은 국내 브랜드인 신일 SHL-KR30·린나이 RPE-B11D·동양매직 ERA-F103M·쿠첸 CIR-G070KQ·러빙홈 ESE-150P 5개 제품과 해외 브랜드인 틸만 TG41Z(독일)·월풀 ACT312/BL(미국) 2개 제품이다.

이 중 신일·린나이·동양매직·틸만 등 4개 제품은 기준규격에 적합했다. 그러나 쿠첸은 안전성 항목 중 이상운전에서 ‘부적합’으로 나타났고 전자파 방사성 방해 시험에서는 ‘기준초과’로 나타났다. 월풀도 전자파 전도성 방해시험에서 ‘기준초과’로 확인됐다. 이마트 자체브랜드인 러빙홈은 방사성 방해 시험에서 ‘기준초과’로 나타났지만 방해전력시험으로 전자파 인증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전력으로 나타나는 성능 차이도 컸다. 소시모가 같은 조건하에서 물 2L를 섭시 100도까지 가열해보니 러빙홈이 7분24초로 시간이 가장 적게 걸렸고 틸만은 13분9초로 가장 오래 걸렸다. 제품 간 온도 가열 시간은 최대 1.8배 차이가 났다. 이때 소요된 소비전력량을 비교한 결과 러빙홈의 소비전력량이 246.7Wh로 가장 낮았고, 수입 제품인 월풀과 틸만이 각각 402.2Wh , 482.2Wh로 높게 나타났다.

특히 가격 차이가 매우컸다. 전기레인지 제품의 온라인 판매 가격을 비교해 본 결과 5만원대 2개(러빙홈·신일), 10만원대 1개(월풀), 20만원대 2개(쿠첸·동양매직), 30만원대 1개(린나이), 50만원대 1개(틸만)로 조사됐다. 가장 싼 제품인 러빙홈(4만9900원)과 가장 비싼 틸만(59만4000원)의 가격 차이는 무려 54만원(12배)이나 됐다.

소시모는 “전기레인지는 전력소비량이 높은 품목이라 제품 구입시 이를 고려해 구입할 필요가 있다”며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을 위해 전기레인지 소비전력에 대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시험결과 전기레인지를 가열한 뒤 불을 꺼도 상판 가열 온도가 매우 높아 화상을 입을 위험이 있다”며 “이에 대한 안전기준을 마련하고 소비자에게 주의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이소아 기자 lsa@joogn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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