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민·근로자 선교에 역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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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한국 성공회 3개 교구의 대외창구가 될 교무원을 새로 설치하고 교회일치운동에도 적극 참여,천주교와 개신교간의 교량역할을 하겠읍니다』 31일상오 주교서품과 동시에 성공회 제2대 서울교구장에 취임한 김성수주교(54)는 대내적인 교구간의 세력균형 유지와 선교의 활성화를 거듭 다짐했다.
김 주교가 강조하는 선교 역점의 주요 내용은 빈민 선교와 근로자 선교의 적극화-『빈민 선교의 대상은 물질적 가난은 물론 정신적 가난에도 큰 비중을 둘 작정입니다. 근로자 선교는 영국식의 점진적 개혁 추구의 온건 노선을 따라야 한다는게 나의 소신이지요』
김 주교는 이미 20여년전 직접 탄광 노동자가 돼 한국 기독교 근로 선교의 개척자 역할을 했고 전남 무안에서 농민 선교의 경험을 쌓기도 했다.『현재 대전 교구만 가입돼있는 아시아 교회 협의회 (CCA)와 한국 성공회 관계는 금년 중에 서울·부산 교구도 모두 가입하도록 할 생각입니다』 김 주교는 CCA가입을 계기로 한 국제 선교 무대에서의 적극적인 활약과 함께 국내 에큐메니컬 (교회 일치) 운동에서 중단된 천주교 성공회 연합 기도회를 부활토록 하겠다고-
사실상 한국 성공회를 대표해온 성공회 서울 교구장이 된 김 주교는 10여년 전부터 정신박약아 복지 사업에 투신해 서울 구로구 항동에 성베드로 학교를 설립, 운영해 왔다. 그는 현재 1백60명의 학생을 가진 이 학교의 교장직을 2년 전까지 맡았다가 「자격 미달」이라는 문교 당국의 판정에 밀려 타의적으로 물러난 후 서울 교구 교무국장 일을 맡아왔다.
『서울 주교좌 대성당은 영국에서 들여오는 전자 파이프오르간이 설치되는 금년 말부터는 자주 일반 공개 연주회를 열어 적극적인 문화 선교 활동도 펼 생각입니다』
구입비 1억원을 들여 설치하는 성공회 서울 교구 주교좌 성당의 파이프오르간은 국내 교회에서는 최초다.
김 주교는 한때 침체한 교단 처리에 갈등을 보였던 젊은 사제들의 「여망」을 수렴할 진보적 자세를 다각적으로 펼쳐 보였다.
성공회의 주교 보직 정년은 65세
교회 행정 조직은 천주교와 같은 교구 중심제이고 세계 모든 교구 주교는 캔터베리대 주교의 임명을 받는다.
성공회의 한국 전래는 93년전인 1891년.
현 교세는▲신도=5만▲사제=60▲수녀=20▲외국인선교사=3명 (미국1, 영국2) 이다.
『7년 후면 전래 1백주년이됩니다.선교 역사에 비추어 교세발전이 미흡한것도 사실이지요』
그러나 그는 결코 양적인 교세 팽창에는 미련이 없고 오직 교회의 질적 향상을 다져 나가겠다고 잘라 말했다.
김 주교의 주교좌 착좌식에는 캔터베리 대주교를 대리해 한국 선교사로 오랫동안 근무했던 「리처드·러트」 주교가 왔다.
가족은 부인 「김 후리다」와 1남 1녀. <이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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