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수 손바닥에 배구 판도 흔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1면

이경수가 14일 현대캐피탈전에서 공격하고 있다. [연합뉴스]

"LG화재엔 용병이 두 명 있잖아요. 브라질 용병 키드와 국내산 용병 이경수."

10일 LG화재에 0-3으로 완패한 뒤 삼성화재의 장병철은 패인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경수가 때리는 공은 방향을 예측하기 어려워 수비하기 무척 까다롭습니다. 특히 후위공격은 거의 속수무책입니다."

'냉.온탕을 오가던' 지난 시즌의 이경수가 아니다. 프로배구 V-리그 2005~2006시즌 1라운드를 마친 15일 현재 이경수는 남자부 공격 전 부문에서 1위에 올랐다.

득점에서는 95점으로 2위 이형두(삼성화재.82점)를 크게 제쳤고, 공격성공률에서도 55.97%로 이형두(51.08%)와 장병철(44.30%.삼성화재)을 2, 3위로 밀어냈다. 후위공격(백어택) 성공률은 58.06%로 '스커드 미사일' 후인정(현대캐피탈)과 이형두(이상 50%)를 압도했고, 오픈공격 성공률(53.75%)도 이형두(51.49%)와 현대캐피탈의 미국인 선수 숀 루니(48.53%)보다 높았다. 서브 득점도 세트당 0.7개로 1위다. 김상기(0.4개.한전).이형두(0.35개)와 큰 차이가 있다.

신영철 LG화재 감독은 "경수가 지난해까지는 크로스 공격 일변도였는데 올 시즌 들어 공격루트가 다양해졌다. 키드의 가세로 공격 부담이 줄어든 것도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경수는 "10월에 결혼한 뒤 마음이 안정돼 경기가 잘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 1라운드 판세=14일 끝난 1라운드 결과 남자부는 3국 시대, 여자부는 춘추전국 시대로 집약된다.

남자부에서는 현대캐피탈.삼성화재.LG화재가 서로 물고 물려 나란히 4승1패가 됐으나 세트 득실에서 1~3위가 갈렸다. 현대캐피탈은 삼성화재의 빠르기와 조직력에 무너졌고, 삼성화재는 LG화재의 이경수를 막지 못했으며, 범실 남발로 승리를 헌납했다. 또 LG화재는 현대캐피탈의 높이와 강서브에 수비가 흔들리면서 완패했다.

여자부는 5팀이 모두 2승2패로 어느 팀이 우승할지 완전히 안개 속이다. 지난 시즌 4, 5위였던 GS칼텍스와 흥국생명의 도약이 눈에 띈다.

신동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