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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한국인 간·폐암 사망증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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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생활습관이나 식생활 또는 여러환경 요인이 암의 발생양상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왔다. 민족에 따라 암발생빈도는 다르다는 얘기다.
일본에 거주하는 일본인과 미국이주 일본인, 일본인 2세를 비교한 조사에 의하면 일본인에 많은 위암이나 간암은 이주후 세윌이 흐를수록 점차 줄어들고 반대로 장벽이나 전립선암은 늘어간다고 한다. 암도 미국인을 닮아가는 것이다.
그러면 한국인과 일본인의 경우는 어떨까. 25일 교보빌딩강당에서 열리는 대한암학회에서는 재일교포인 홍형사씨(대판성인병센터 집단검진부 연구원)가 『재일한국인과 일본인의 암사망에 관한 비교연구』를 발표할 예정이다. 홍씨의 발표 내용을 미리 간추려 본다.
이조사는 63년부터 80년까지를 4기(63∼67년, 68∼72년, 73∼77년, 78∼80년)로 나눠 한국교포가 가장많아, 거주하고 있는 대판부의 한국인 사망통계와 일본인의 사망통계를 이용, 표준화 사망비와 정정사망률등을 비교한 것으로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사인별 사방순위=한국인 남자에서는 악성신생물(암)이 사망자수에서 제일 많았고 2위는 뇌혈관 질환, 3위는 불의의 사고(1∼2기) 또는 심질환(3∼4기).
. 여자에서는 역시 암이 1위 (3기에서는 2위)를 차지했으며 기타는 남자와 비슷하나 자살이 매기마다 5위로 많은 것이 특이하다.
한국인이 일본인에 비해 비교적 높은 사망률을 보이는 원인은 남자에서는 결핵(2.1배), 암(1.3배), 정신장애 (2.3배), 간경변(2.7배)등이며 여자에서는 간경변(2.0배), 임신·분만·산고의 합병증(1.8배), 폐질환(1.6배)으로 결핵·뇌혈관 질환등은 줄어들고 있으나 압·심질환은 증가경향을 보이고 있다.
간경변이 높은 것은 한국인의 항원양성률이 일본인의 3배이상 높고 음주량이 많은것(알콜증에 의한 사망빈도는 일본인의 4배)도 원인이 될 것이라고 홍씨는 분석했다.
▲암사망률순위=일본인에 비해 높은 사망률을 보이는 것은 남녀 모두 간암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간암은 남자의 경우 일본인(20.3)의 3.0배이며 여자는 10.8로 일본인(6.2)의 1.7배.
이밖에 폐암(남녀 각1.배), 식도암(남자 1.4배). 자궁암(1.3배)의 사망률이 일본인 보다 다소 높았다.
반대로 일본인보다 낮은 사망률을 보이는 것은 위암으로 인구 10만명당 사망률은 45.0으로 일본인(58.0)의 0.8배, 여자는 16.5로 일본인 (28.9) 의 0.6배 수준. 그밖의 암은 남자에서는 일본인보다 약간 높고 여자에서는 약간 낮은 수치를 보이고있다.
한국교민들에서 간암사망률이 월등히 높은 것은 간경변이 높은 이유와 마찬가지로 재일한국인에 대한간염 예방대책이 시급히 강구되어야 한다고 홍씨는 강조했다.
폐암사망률이 높은 것은 재일한국인의 흡연율이 조사되지않아 확실한 것은 알수 없지만 특히 1세에서 높은 점으로봐 광산에서의 노동, 석판등 발암물질이 많은 직업성 노출에 따른 것이 아닌가 추정되고 있다.
간암이나 폐암의 사망률이 증가하고 있는데 반해 위암·자궁암은 줄어들고 있느것으로 나타났다. 위암의 인구10만명당 사망률은 1기의 63.4에서 4기에서는 30.1로 떨어졌고, 자궁암은 16.5에서 9.2로 떨어졌는데 위암은 진단·치료기술의 향상과 함께 위 집단검진을 중심으로한 2차 예방대책의 효과와 식생활태도의 변화 그리고 자궁암의 감소는 역시 집단검진제도와 출생률저하에 따른 이환율 감소때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연령분포별 사망률에서 재일한국인은 점차 일본인을 닮아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 좋은 예는 위암에서 찾아볼수 있다.
50이상을 1세, 34세이하를 2세, 35∼49세를 1.2세 혼재군으로 볼때 남자의 경우 1세에서는 일본인보다 위암사망률이 현저히 낮았으나 2세군에서는 일본인과 거의 같은 사망률로 접근해 있는 것이 확인됐다.

<신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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