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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단장 서두르는 불 「오르새」미술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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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이른바 「프랑스 문화혁명으로 불리는 사회당 정부의 새로운 문화정책은 예산상의 어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당초 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되고있다.
엘리트문화에서 대중문화로의 확산과 예술의 수도 파리의 영광회복을 모토로 하고있는 사회당정부의 문화정책은 「미테랑」대통령이 야심을 갖고 추진하는 일종의 공약사업이다.
세계적인 미술관인 루브르의 확장 대규모 오페라하우스 신축, 과학박물관 및 각종 미술관 건립, 도서관확장 등 매스터 플랜에 나타난 메뉴들은 다양하고 방대하다.
이들 가운데는 물론 「지스카르」대통령때 입안됐던 것도 섞여 있으나 대부분이 사회당정부의 독창적 작품들이다. 현재 사업이 마무리 된 것도 적지 않지만 상당수가 개관등을 앞두고 준비 중에있다.
특히 미술관 신·개축 사업가운데 벌써부터 많은 사람들이 개관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 오르새미술관이다.
오는 86년 개관예정인 오르새미술관은 파리시를 관통하는 센강좌안의 구철도역인 오르새역을 미술관으로 개조하는 것으로 지난 72년에 원칙이 세워졌고 78년에 구체적인 계획이 입안 됐다. 따라서 오르새미술관은 전정권때부터의 계속사업인 셈이다.
오르새역은 1889년 파리에서 열렸던 만국박람회때 세계 각국이 출품했던 각종 상품들이 철도편으로 수송되 하역됐던 유서깊은 곳이다.
사회당 정부는 현재 오르새미술관을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초(1890∼1915년)의 예술품전문전시관으로 활용할 생각을 갖고 이시기의 작품들을 수집 또는 구입하고 있다.
전국각지의 국립미술관에 흩어져있는 19세기후반∼20세기초의 작품들을 모두 오르새미술관 한곳에 수장한다는 계획이다. 지금 콩코르드 광장옆의 인상파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인상파와 신인상파 작가들의 작품들도 결국 모두 이곳으로 옮겨진다.
문화성이 현재 구입을 끝냈거나 교섭중인 작품들은 주로 장식예술부문에서 「빅토르·오르타」 「아돌프·루슨」 「뤼프릭히트·로베른」 「프랑크·로이드·라이트」등이 만든 의자, 「뤼페르·카라뱅」 「으젠·발랭」 「마조렐」의 가구장식, 「갈레」 「기마르」등의 유리공예품들이다.
건축부문에선 「에펠드」의 작품들이, 조각에선 「조르지·라콩븐」 「카미유·클로델」 「도미에」의 작품이 구입대상으로 선정됐다.
회화에선 「보나른」 「모네」 「피사로」 「후세간」 「클레랭」 「제롬」등의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들이 올라있다.
이밖에도 오르새미술관은 사진·그래픽 디자인 등의 작품도 전시한다. 문화성은 그동안 예술품 구입예산을 10배정도 증액했으며 대부분의 예산이 오르새미술관 전시작품구입에 쓰이고있다.
현재 전국적으로 31개의 국립미술관, 30개의 공립미술관, 9백여개의 국가보조 미술관을 갖고있는 미술관의 나라 프랑스에 미술관 하나가 더생긴다해서 대단할건 없지만 오르새미술관은 이 미술관이 갖는 특수성때문에 주목을 받을 만하다.
말그대로 대루브르가 세계각국 고대예술품의 보고이고 퐁피두센터의 국립현대미술관이 현대예술의 광장이라면 오르새미술관은 고대와 현대를 가운데서 이어주는 가교역할을 맡을 것이기 때문이다. <파리=주원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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