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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세 처녀가 고입검정 수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14세때 중학교를 중퇴하고 16년간 되뇌온 향학의 꿈이 이제야 결실을 맺은것 같습니다.』
15일 발표되는 서울시교위의 고입검정고시에서 수석합격의 영광을 차지한 노처녀 김월선양(30·서울역촌동 은평아파트13동 가의101호)의 얼굴엔 오랜만에 웃음이 떠오른다.
김양은 『이 뜻하지않은 영광은 홀몸으로 1남1녀의 뒷바라지를 해온 어머니 임무숙씨(57) 와 검정고시학원측의 배려 덕분』이라며 겸손해 했다.
김양은 고향 대전에서 중학교1년을 다니다 가정사정으로 중퇴했다.
설상가상으로 10여년전 공무원이던 아버지마저 돌아가신 뒤 가족은 서울로 올라와 풀빵장사등을 하며 어렵게 생활해왔다.
장녀인 김양은 신문배달등을 해가며 집안살림을 도와 동생 둘을 고교까지 마치게 했고 막내동생이 고교를 졸업하고 취업한 지난해2월 「언젠가는 공부를 하고야 말겠다는 평소의 염원을 이루기 위해 서울신설동 수도학원의 문을 두드렸다. 「학생중앙」잡지에서 본 81년도 검정고시 수석 합격생의 수기가 큰 자극과 도움이 됐다고 했다.
10여년만에 잡아보는 책이었던 만큼 쉽사리 머리에 들어오지 않았으나 나이어린 동급생들과 이를 악물고 하루4시간씩 잠을 줄이며 책에 매달렸다고 말했다. <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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