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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로 세상과 소통 … 장애인 바리스타 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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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충북도교육청내 어울림방 카페에서 장애 학생들이 빵을 만들어 보여주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지적장애를 가진 학생들이 바리스타로 일하는 카페가 문을 열었다.

 특수학교인 청주성신학교는 21일 바리스타 전공 학생 4명이 직접 운영하는 ‘어울림 방 카페’를 충북도교육청 행복관 1층에 개점했다고 밝혔다. 카페는 99㎡ 규모에 40여 명이 앉을 수 있는 크기로 아메리카노 한 잔에 1000원이다. 교육청은 카페 운영을 돕는 의미에서 임대료를 월 20만원만 받기로 했다.

 첫 4개월 동안은 2학년 전영호(21)·장건희(21)·김민재(21)·이장미(21·여)씨가 공동 사장을 맡아 카페를 운영한다. 근무는 둘씩 짝을 지어 오전·오후에 교대하기로 했다. 교육청 직원들과 민원인들의 방문 시간을 고려해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영업한다. 급여는 한 사람당 60만원이다. 나머지 성신학교 바리스타 전공반 학생 10여 명은 하반기에 참여할 예정이다. 학생들은 재료 준비와 실내 청소, 민원인들을 대상으로 한 영업 활동까지 스스로 해야 한다. 장건희씨는 “내가 고른 원두로 만든 아메리카노를 많은 사람들에게 선보이고 싶다”며 “나중에 카페를 직접 차리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어울림 방 카페’의 공동 사장 넷은 개인별로 6개월에서 1년 동안 매일 2시간씩 실습 교육을 받았다. 커피 원두를 분쇄하는 그라인더 사용법에서부터 원액을 추출하는 커피 머신의 작동법 등을 꾸준히 연마했다. 성신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소규모 카페를 운영해 보기도 했다. 어울림 방 카페에서는 청주맹학교 등 다른 특수학교 학생들이 만든 비누·목공예품·쿠키·양초 등도 판매한다. 카페 수익금의 20%는 장학금으로 기부할 예정이다.

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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