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에 자체 조사를 요청하겠다."
"불자로서 부끄럽지 않은 모습 보이겠다."
배아줄기세포에 대한 재검증 압력을 받고있는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가 서울대에 자체 조사를 요청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황 교수를 문병한 손학규 경기도지사는 11일 "서울대병원에서 황교수를 만나 이같은 입장을 확인했다"면서 "황 교수는 서울대 자체조사를 통해 연구의 진실성을 보여주려는 의지가 아주 확고했다"고 말했다. 이는 황 교수가 지금까지의 검증요구에 대해 수세적인 입장을 벗어나 정면으로 대응하겠다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손 지사는 이어 "(황 교수가) 논문을 게재한 사이언스측에서 자료제출을 요구할 경우에도 모든 실험자료를 제공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면서 "이는 지금까지의 연구성과에 아무 것도 꺼릴 게 없다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황 교수가 서울대에 자체 조사를 요청하는 시점은 병원에서 퇴원해 연구실에 복귀하는 즉시가 될 것이라고 손 지사는 전했다.
황 교수는 또 10일 자신을 방문한 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에게 곧 연구실로 복귀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황 교수는 이날 "지금까지 음식을 넘기지 못했는데, 총무원장 스님을 보니까 이제 어떻게든 음식을 먹을 수 있을 것같다"며 "불자로서 부끄럽지 않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이같은 황 교수의 의지에도 불구하고, 일단 황 교수팀은 재검증을 수용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는 형편이다.
황 교수팀을 둘러싸고 연이어 여러 의혹들이 불거졌고, 황 교수팀을 떠받치던 국민 여론의 흐름에도 서서히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서울대의 생명과학 관련 분야 교수 30여명은 8일 "연구 의혹은 해당 연구자의 소속기관이 조사하는 것이 국제적 관례"라며 황 교수 연구의 재검증을 요구하는 집단 성명을 정운찬 총장에게 전달한 바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포스텍(옛 포항공대)의 생명과학 분야 교수들은 그러나 줄기세포 의혹과 관련해 재검증을 집단으로 요구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서울대가 자체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옳다는 생각에서다.
디지털뉴스센터.연합뉴스